(사진=현대차 제공/자료사진)
현대차가 미국에서 쏘나타 '엔진 결함' 문제를 제기하며 집단 소송을 낸 차량 구매자들에게 수리비용을 전액 보상해주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같은 엔진을 장착한 차량 소유자들의 보상 요구가 잇따를 전망이다.
9일 현대차와 미국 북부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세타 II 2.0ℓ·2.4ℓ 엔진 탑재 쏘나타 구매자들에게 수리비용 전액을 보상해주기로 합의했다.
현대차는 먼저 지난해 리콜한 2011년-2012년 쏘나타 구매자에 대해서는 수리비용 전액과 중고차 감가상각비는 물론 소송비용도 부담하기로 했다.
아울러 2013~2014년도 고객을 포함한 2011~2014년 쏘나타 구매고객 전원에게 신차와 중고차 가리지 않고 보증기간을 10년 및 12만마일까지로 연장하고 수리에 따른 부대비용까지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차종은 미국에서 88만5000대가 팔렸다. 차량 구매자들은 현대차가 엔진의 시동꺼짐 현상 등 결함을 알고도 차를 판매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합의로 현대차의 전체 보상액은 1대당 1000달러 정도로 계산할 경우 8억 8500만 달러(약 9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에도 생산지만 다를 뿐이지 동일 엔진, 즉 세타Ⅱ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생산됐다는 점이다. 세타Ⅱ 엔진은 국내에서 쏘나타만이 아니라 K5, K7, 그랜저 2.4 등에도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대차의 내부 직원이 최근에 세타엔진의 결함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는 만큼, 미국에서의 보상 합의와 맞물려 국내 소비자들의 보상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현대차 측은 미국공장에서 생산된 세타엔진과 국내에서 생산된 세타엔진은 공정이 다르고, 따라서 국내공장에서 생산된 세타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진 설계상으로는 같지만 생산 공장과 공정 자체가 다르다"며,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에는 미국에서 생산한 세타엔진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런 해명에 불구하고 같은 엔진임에도 미국 소비자와 국내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