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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차은택에게 돈 몰아주는 것이 창조경제?

    인맥중심나라에서 창조적인 인간이 되라니요?

     




    - 창조경제는 경제의 패러다임을 문화로 다시 만들어내는 것
    - 창조경제의 핵심은 혈연, 학연, 지연등 인맥 중심 관행들을 바꾸는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0월 11일 (화)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경희대)


    ◇ 정관용> 문화비평가시죠. 경희대학교의 이택광 교수. 매주 화요일에 만나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목을 정해 오셨네요. 이택광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우리 문화이슈들을 들여다보는 코너인데 이택광의 일상다반사라고 정해오셨네. 왜 이런 제목을 써왔어요?

    ◆ 이택광> 우리가 항상 경험하는 것들이 문화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별 생각 없이 지나치는 문화지만 사실 그 문화 속에는 다양한 의미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 의미들을 한번 찾아보자 이런 취지죠.

    ◇ 정관용> 일상다반사처럼 벌어지는 건데 그냥 일반다반사로 치부하지 말고 의미를 찾아보자? 오늘 주제는 그런데 창조경제예요. 그게 문화이슈인가요?

    ◆ 이택광> 사실 지금 청소년들에게 장래 꿈이 뭐냐 물어보면 가장 많은 대답이 바로 연예인일 겁니다.

    ◇ 정관용> 연예인.

    ◆ 이택광> 그게 사전 창조경제와 연결이 되어 있죠. 창조경제야말로 그 청소년들의 꿈을 대변해 주는 그런 어떤 경제적인 패러다임인 것 같고요. 사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창조경제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사용했죠. 그래서 물론 비판도 많이 들었지만.

    ◇ 정관용> 그 정확한 뜻이 뭐냐, 이런 얘기도 많았었어요.

    ◆ 이택광> 그런데 사실 그런 용어가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인더스트리라는 제목으로 있고요. 크리에이티브하다는 것은 아주 좋은 거잖아요. 사실 60년대 이후에 이른바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생산 시스템이 바뀌면서 이제 과거와는 달리 제품의 어떤 품질이나 이런 거보다는 디자인이라든가.

    ◇ 정관용> 개성.

    ◆ 이택광> 그렇죠, 개성이라든가 소비자 중심주의로 전이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이런 크리에이티브 인더스트리라든가 이런 다양한 용어들이 나오게 되죠. 그중에서도 특히 크리에이티브 인더스트리는 이른바 한때 문화 산업이라고 알려졌던 그런 산업을 지칭하는 용어가 됩니다. 왜냐하면 문화산업이라는 말은 조금 부정적으로 사용되었어요, 과거에는.

    ◇ 정관용> 과거에는.

    ◆ 이택광> 그렇죠. 그래서 프랑크푸르트학파라는 독일의 비판이론가 같은 경우에도 문화산업이라는 개념은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렇게 제목만 바꾼다고 사실 본질적인 것이 바뀔 리는 없겠지만. 그런 문화산업 전체를 총칭해서. 왜냐하면 과거에는 문화산업이라고 지칭했을 때는 굉장히 매스미디어에 국한된, TV라든가 영화라든가 이런 것에 국한된 산업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매체가 다양해지고 지금은 단순하게 그런 매스미디어만 문화산업으로 곤란해졌잖아요. 많은 특히 지금 웹 기반 산업들도 등장하고 또 아이디어 산업 같은 거 굉장히 많이 등장하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창조산업이라고 부르게 됐죠.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런 창조산업이라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내세우게 되고. 왜냐하면 잘 아시겠지만 한국 경제의 어떤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 이런 우려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거든요.

    ◇ 정관용> 신성장동력은 바로 창조경제에서 찾아야 된다. 막 이랬죠.

    ◆ 이택광> 사실 그게 전세계적인 어떤 흐름으로 본다면 틀린 말은 아니었어요. 당연히 각 개인들의 개성들과 창조력을 살려서 활력을 더 살려간다는 것들은 경영학이라든가 경제학에서 당연히 장려할 만한 그런 내용이었는데 과연 그것이 잘 됐는가를 짚어본다면 사실 약간 회의가 들죠. 지난 세월 동안 이 정부가 추진해 왔던. 물론 전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뭔가를 하기는 했는데 왜 그것이 창조경제 또는 창조산업이라 불릴 만한 그런 호명법에 적합한 그런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는가. 이런 것은 좀 따져볼 필요가 있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제 사실 박근혜 정부가 슬로건으로 내건 창조경제는 반드시 문화영역만은 아니잖아요. 경제 전반에 걸쳐서 융합적 발상으로 뭔가 새로운 걸 창출해내는, 창조해내는, 혁신하는 그런 경제. 아주 애매하고 추상적이지만 그런 용어로 시작이 됐는데 이택광 교수 설명을 좀 듣다 보니까 사실 문화영역이야말로 창조력이 없으면 우선 시작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맞네요.

    ◆ 이택광> 사실 금방 말씀하신 융합이라는 개념이 정확하게 말하면 그런 문화적인 어떤 그런 디자인이라든가 또 문화적인 아이디어라든가 이런 것들을 가미하는 것입니다, 경제에다가.

    ◇ 정관용> 그렇죠.

    ◆ 이택광> 그래서 경제의 패러다임을 문화로 다시 만들어낸다라는 그런 의미죠. 그게 바로 창조경제예요, 그러니까. 그래서 이게 사실 우리가 휴대폰 같으면 과거에는 그냥 품질이 좋으면 됐는데 좋은 기계가 있으면 됐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좋은 기술만 가지고는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수가 쉽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소비자들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을. 여러 가지.

    ◇ 정관용> 소프트웨어들, 어플리케이션들.

    ◆ 이택광> 보통 앱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런 아이디어의 산물이죠. 그리고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얼마나 잘 스토리텔링을 잘하는가. 이런 것들이 좌지우지하게 되고. 또 특히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또 예측은 하기는 했죠, 미래학자들이. 바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그 매체가 등장하고 거기에 맞춰서 지금 우리 각 손에 담겨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이게 굉장히 흥미로운 게 소말리아 그러면 지금 많은 분들이 과거의 내전, 우리 한국의 여배우 김혜자 씨가 가서 바짝 마른,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를 안고 찍은 사진 이런 게 기억나실 거예요. 그런데 지금 소말리아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 정관용> 어떻게 바뀌었어요?

    ◆ 이택광> 손에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이택광> 거기 소말리아의 주민들이 사실은.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러니까 그냥 아프리카에 사는 주민들, 그분들 손에 이른바 말 그대로 스마트폰이 들려 있는 거죠. 그것을 통해서 구글 검색을 하고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고 그러는 거예요. 이게 쉽게 말하면 지금 글로벌 경제를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만들고 있는. 그렇죠? 그래서 창조경제라고 보통 이야기했을 때는 아무래도 이게 이런 웹 기반의, 특히 소셜미디어 기반의 새로운 어떤 패러다임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 이게 굉장히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기존에 존재했던 그런 경제의 어떤 그런 패러다임이나 모델들과는 다르게 또 뭔가 새로운 것을 계속 추구해 나가면 뭔가 될 것 같은 그런 환상도 부여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무엇이 창조산업이고 무엇이 창조산업이 아니다. 또 뭐가 창조경제고 창조경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도 없는 거예요.

    ◇ 정관용> 애매하게 시작해서 아직도 애매하네요.

    ◆ 이택광> 그러니까 사실은 나쁘게 말하면 굉장히 사기치기 좋은. 그런 것이 바로 창조경제라는 용어가 되는 거죠. 그래서 사실 저는 처음에 박근혜 정부가 이런 창조경제라는 말을 들고 나왔을 때 상당히 회의적이었어요. 왜냐하면 창조라는 말은 잘 아시겠지만 사실은 진보적인, 좌파적인 용어입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창조, 혁신, 변혁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대부분 다 좌파 쪽 이야기였죠.

    ◇ 정관용> 현실에 변화를 주는 게 또한 창조니까, 그렇죠?

    ◆ 이택광> 그렇죠. 그런데 이게 어느 날부터 우파들이 이것을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창조라는 말도 굉장히 많이 가져가 쓰게 됐고 또 이렇게 또 혁신, 변혁. 심지어 혁명이라는 말도 굉장히 많이 쓰고 있는데 경영혁신, 경영혁명 이런 말을 쓰는데 사실 이런 말들이 말 그대로 수사에 그치고 실질적인 노력들, 구체적인 어떤 노력들을 하지 않았을 때는 굉장히 공허한 결과를 낳을 수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보면 한국 사회도 보면 창조경제라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진행되어 왔지만 과연 그 결과가 창조경제라는 수사에 합당할 만한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상당히 의문이 제기되는 거죠.

    ◇ 정관용> 손에 잡히는 실체는 아직 없는 상태. 그러면 창조라는 용어 자체가 공허해집니까?

    ◆ 이택광> 그렇죠. 뭔가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니까 창조경제의 가장 핵심이라는 것은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인간자본론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인간자본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자본이론이라는 것은 뭐냐 하면 사실 20대가 스펙에 굉장히 집착하는데 이게 사실 인간자본이론의 영향이에요. 그래서 각자가 자기 계발을 해서 각자의 창조성들을 발현시키는 것. 그걸 통해서 자기자본,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가 자본이 되는. 그것이야말로 굉장히 생산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라는 이론이죠.

    ◇ 정관용> 그렇죠.

    ◆ 이택광> 그걸 시카고학파들이 수학적으로 증명해 보인 것이 인간자본이론입니다.

    ◇ 정관용> 창의적 인재 하나가 기업을 먹여 살린다, 국가를 먹여 살린다.

    ◆ 이택광> 그런 말들을 많이 했지 않습니까? 과거에 이건희 회장도 많이 했고, 이런 말들을. 다 바꿔라 이런 말들도 했는데 중요한 것은 뭐냐. 정작 그런 것이 바뀌어야 될 대상들이 바뀌지 않고. 오히려 굳이 바꿀 필요도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바꿔왔다는 거죠, 지금.

    ◇ 정관용> 그럼 바꿔야 할 사람들인데 안 바꾼 것은 뭐고. 불필요하게 바꾼 것은 뭡니까?

    ◆ 이택광> 바꾸어야 할 것은 그런 경제적인 시스템이죠. 다시 말하면 그런 이른바 관행이라 불려왔던 여러 가지 시스템들, 이건 보통 영어로 네포티즘이라고 하는데 인맥이에요, 이른바.

    ◇ 정관용> 인맥.

    ◆ 이택광> 그러니까 혈연, 학연, 지연. 이런 인맥 중심의 그러한 관행들, 이런 것을 바꿔야 되는 거죠. 이게 창조경제의 핵심이죠. 그런데 이건 안 바꾸고.

    ◇ 정관용> 인간자본이론이 제대로 먹히려면.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야 하는데. 이른바 인맥 중심은 능력보다 맥을 중시하니까. 정반대네요.

    ◆ 이택광> 창조경제란 말이 나오게 된 배경도 그런 네포티즘이라든가 그런 인맥주의를 청산하기 위해서 나온 개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다시 쓰자라는 것이고. 다시 말하면.

    ◇ 정관용> 그런데 이건 청산이 안 됐다.

    ◆ 이택광> 오히려 그게 청산이 안 되고 창조경제라는 말이 그걸 강화하는 말로 사용돼 버렸죠.

    ◇ 정관용> 그걸 어떻게 강화하죠? 창조경제가.

    ◆ 이택광> 이번에 국감에서 처음 얘기된 차은택 씨 같은 경우도.

    ◇ 정관용> 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이런 맥을 통해서 맡았다. 그 얘기군요.

    ◆ 이택광> 그분이 가지고 있는 회사가 과거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인지 아닌지는 계속 밝혀내야 되겠지만. 이거 하나만 보더라도 지금 한국에서 창조경제라는 말이 그냥 새로운 아이템, 그냥 또 하나의 어떤 포장으로 사용된 거지 정말 창조경제를 할 의지는 별로 없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결국 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사실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는 것은 그런 각 개개인들의 그런 능력들을 발현시켜서 이론대로 한다면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창의성을 발휘해서 경제에 활력을 더하도록 만들어주는 거거든요.

    ◇ 정관용> 발굴해내고.

    ◆ 이택광> 그렇습니다. 그것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이걸 안 하고 그냥 관행대로 이른바 창조적인 사람, 한 사람에게 그것을 몰아주면 그건 창조경제가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 정관용> 그것도 권력질서나 또 대기업, 중소기업 관계나 이런 기존의 시스템, 거기에 흐르고 있는 인맥 중심의 어떤 체계.

    ◆ 이택광>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걸 그대로 창조경제란 이름 하에 써먹었다.

    ◆ 이택광> 그러니까 포장만 바꾼 거죠. 똑같은 물건인데 포장을 바꿔서 새로운 물건인 것처럼 만드는 것은 사실 좀 창조경제의 정신과도 위배되고. 그래서 처음에 창조경제라는 말을 했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물론 이 정부가 상당히 많은 어떤 창조경제라는 이름 하에서 실행했던 일들이 있습니다. 이 정부가 또 사실은 재미있는 것은 뭐냐 하면 정신문화라는 그런 개념에 굉장히 집착을 했잖아요. 그러면서 예술이라든가 순수예술 이런 데는 또 투자를 많이 했어요. 그것이 이른바 창조경제는 아니죠. 지적하셨던 것처럼. 그건 기존에 존재했던 문화산업이라든가 또는 이른바 예술에 해당되는 것들이죠. 그래서 저는 이게 뭔가 좀 이빨이 안 맞지 않느냐. 뭔가 이게 이른바 창조경제를 이야기하면 다 좋은데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과연 이 정부가 그렇게 문화에 관심을 많이 가진 만큼 문화적인 어떤 그런 가치에 또 투자를 많이 했는가. 그러니까 단순하게 이것은 투자를 많이 하고 이런 문제가 아니에요. 돈을 많이 주고 문화적으로 이런 문제가 아니고. 제가 생각할 때는 진정한 어떤 그런 문화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서라면 문화 예술이라든가 또는 이른바 순수 예술이나 이런 것들을 말 그대로 지원은 하되 요구하지 않는. 통제하지 않는, 간섭하지 않는 그런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런 것들을 과연 제대로 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요란하게 그런 것을 포장한 만큼 결과는 좀 시원치 않았다. 아쉽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오히려 최근에 또는 도종환 의원의 폭로를 통해서 화제가 됐습니다만 문화예술위원회에서 각종 기금 지원 사업을 하는데 그런 그 지원사업의 블랙리스트, 문화계의 이런 이런 사람들은 안 된다. 이런 게 있었다더라 이런 얘기들이 막 돌잖아요. 바로 이런 거야말로 창조경제와 정반대되는.

    ◆ 이택광>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창조의 핵심은 갈등에 있어요, 그러니까. 서로 다른 의견들이 충돌을 할 수 있는 그런 장을 마련해 주는 게 창조성의 원천인데. 그런 의견들을 한쪽을 억제하고 한쪽을 장려한다 이런 발상 자체가 굉장히 창조적이지 않은 것이고요. 또 한 가지는 사실 그 증언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뭐냐 하면 문화예술행정위원회이나 위원회들이 다 있었다는 겁니다. 거기에서 결정을 해서 상신을 해도 그게 바뀌어서 내려왔다는 거예요. 누가 바꾸는지 모르지만. 이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죠. 밑에서 사실 창조적인 의견을 낸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바꿔서 내려온다는 발상 자체, 이런 구조 자체가 사실은 혁신되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더 강화되는 그런 결과를 빚게 된 거죠.

    ◇ 정관용> 창조경제를 부르짖은 분들 스스로가 사실은 그것의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할 어떤 민주성이랄지 다양성이랄지 상호공존에 대한 인정이랄지. 이런 인식이 없이 출발해서 그게 문제로군요.

    ◆ 이택광> 그러니까 창조경제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기가 어렵고요. 바깥에서 유행하니까 이른바 선진국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니까. 이거 우리 가져와서 고깔을 씌우자 이렇게 할 수도 있어요, 제가 볼 때는. 하지만 어쨌든 그 인수위 과정이라든가 그 과정에서 저는 많은 기자들이나 언론들이 문제를 제시했다고 봅니다.

    ◇ 정관용> 무슨 뜻이냐 이러면서.

    ◆ 이택광> 그렇죠. 그러면 본인들 스스로가 거기에 답변할 수 있는 준비는 되어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설령 처음에는 잘 인식이 안 됐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준비를 해서 거기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했더라면 이런 식의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겠죠. 사실 이게 듣고 계신 청취자분들은 그 창조경제가 나하고 무슨 관계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청소년들이 가장 꿈꾸는 것이 그런 창조 인간이 되는 것이에요.

    ◇ 정관용> 또 어른들이 그런 창조적 인간이 되어라라고 이제 딱 가르치잖아요. 우리 교육도 지금까지는 주입식 교육이었다면 창의력 계발 쪽으로 바꾸자고 말하잖아요. 말은 그렇게 해 놓고 우리 사회의 질서는 그들이 꽃필 수 있는 그런 토양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는군요.

    ◆ 이택광> 그렇습니다. 그걸 계속 반복하고 있고요. 또 청소년 문제만이 아니죠. 지금 사실 100세 시대라고 그러잖아요, 100세 시대. 100세 시대라고 그랬을 때 이분들이 사실 이른바 노년세대들이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도 역시 문화예요. 그런 것들인데. 이른바 그런 것들이 창조경제라든가 이런 것과 잘 조화를 이루면서. 이른바 창조경제에서 경제적 활력들을 또 현대에서 복지예산이나 이런 데 투자를 하고 이런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정관용> 맞아요.

    ◆ 이택광> 그런데 이게 사실 자금이 투입된 만큼 그것이 결국은 그런 인맥주의에 의해서 특정한 어떤 세력들한테 가버린다든가 그 사람들이 그 돈을 가지고서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맞는 그런 식의 방식을 써버린다든가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정말 좋은 용어인 창조경제라는 용어 자체가 좀 비아냥과 조롱의 대상이 돼버리는.

    ◆ 이택광> 창조라는 말 참 좋은 말인데.

    ◇ 정관용> 그러니까요. 창조경제가 진짜 창조적이려면 어떤 어떤 것이 핵심인지 다시 한 번 좀 마지막 간추려보시죠.

    ◆ 이택광> 결국 가장 중요한 창조경제의 핵심은요. 각 개개인들의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겁니다. 그것이 핵심이고요. 두 번째는 그렇게 발현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민주적인 분위기가 조성이 돼어 있어야 합니다. 문화 민주주의라든가 또는 다문화주의적인 어떤 태도들이 있어야 되고요. 거기에 당연히 관용이 있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이른바 정치적 관용들이 여기에는 허락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거기에 따라서 표현의 자유라든가 그런 여러 가지 방식들의 사회적인 또 매트릭스들이 깔려 있어야 됩니다. 그래야만 이것이 또 시민사회를 강화시킬 수 있는 거고요. 그게 또 정부의 모자란 점들, 부족한 점들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보완기능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정부는 시민사회를 적대시하는 그런 태도들을 보였는데 사실 시민사회라는 것은 정부를 보완하는 완충장치이지 결코 정부와 이렇게 적대하는 집단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래서 시민사회가 잘 발현되고 잘 성장할수록 정부도 사실은 그만큼 자신들의 역할들을 덜게 되는 거예요. 나눠가질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생각들이 조금 아쉽죠, 그러니까.

    ◇ 정관용> 사실 요즘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에서도 기업 문화를 바꾸자, 기업 문화를 바꿔야만 이제 글로벌 기도로 계속 나갈 수 있다 이런 얘기를 내부에서도 한다는 것 아닙니까? 거기서 말하는 기업문화를 바꾼다는 게 지금 강조해 주신 그런 거거든요. 민주주의, 다양성의 공존, 조금 더 자율적인 분위기, 관료주의 혁파 이런 거거든요.

    ◆ 이택광> 사실은 굉장히 기업문화에서도 이런 모범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구글이나 페이스북이잖아요. 그런 얘기를 많이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왜 정작 그것을 하지 않는가라는 것이에요. 오히려 그러한 규범들을 국민들에게 요구하기는 굉장히 쉽게 하면서 본인들 스스로가 실천하지 않는 이런 모습들이 있는 거죠

    ◇ 정관용> 결국 기득권 때문 아닐까요?

    ◆ 이택광> 사실 위에 계시면 밑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편하시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잘 안 보이겠죠.

    ◇ 정관용> 안 보일 뿐 아니라 갖고 있는 기득권을 더 강화하고 유지하려고. 새로운 기득권을 만들어내려고. 이런 움직임과 이런 데에 힘이 쏠리다 보면 다른 게 죽는 거잖아요.

    ◆ 이택광> 저는 너무 그렇게 생각하기는 싫은데요. 그분들도 좋은 일을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고 저는 생각하고 싶은데. 사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 성찰은 좀 해야 되지 않을까. 좋은 일을 하시겠다고 그러신다면 자기성찰을 하면 좋겠다.

    ◇ 정관용> 방금 그 얘기는 진짜 이택광 교수의 진심입니까? 좋은 일 하려고 하다...

    ◆ 이택광> 저는 사람이 인간이 원천적으로 착하다고 믿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이 너무 환멸스럽잖아요.

    ◇ 정관용> 진심은 아닌 것 같은데?

    ◆ 이택광> 진심은 아니지만.

    ◇ 정관용> 믿어보려고 노력한다? 그런 정도다.

    ◆ 이택광> 너무 많은 배신을 당했기 때문에.

    ◇ 정관용>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에게 오늘 창조경제라고 하는 것. 그냥 경제적으로만 생각했는데요. 이게 기득권 어떤 인맥 중심주의라고 하는 기존 기득권 문화를 타파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 문화 민주주의 없어서는 안 된다. 또 새로운 관점을 얻었군요. 오늘 고맙습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이택광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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