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자료사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6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기된 '송민순 회고록' 논란과 관련, "반드시 진상 규명을 해내서 이런 사람들이 다시는 이 정부에서 일할 수 없도록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최근 출간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의 내용을 근거로 문 전 대표가 지난 2007년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노무현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에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與 '투톱' 한 목소리…"文 국기문란, 국회서 검증"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이북도민체육대회에 참석,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엔에서 인권 탄압 중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드는 데 우리나라 대통령, 비서실장, 국정원장과 거기 관련된 장관들이 찬반을 북한당국에 물어본 뒤 기권을 했다는 기가 막힌 소식을 접하고 막막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정치권의 사회 일각에서 종횡무진으로 날뛰던 그러한 세력들을 퇴출시키고, 바로 그런 세력들이 제대로 활동을 못하도록 발본색원해왔던 이 정권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신뢰를 함으로써 이제 사방이 모두가 우리의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을 지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가 통합진보당 해산 등 '종북(從北)'으로 규정한 세력을 퇴출시킨 전력을 소개하며 문 전 대표 측과 동일시하려는 의도가 깔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5일 "그 많은 국방 예산을 쓰고, 젊은이들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에 시간을 들이고,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는데, 그 적들(북한)하고 내통해서 이런 식으로 한 것"이라고도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송민순 회고록'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시사하며, 일단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을 오는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송 전 장관은 문 전 대표가 개입돼 있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진술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이기 때문에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와 청문회, 대통령기록물 열람 등의 조사 방식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과 협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을 국회 정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했다.
◇ 비박계 잠룡들도 가세, 김문수 "더한 종북·이적행위 못 봤다"
여권은 계파를 막론하고 문 전 대표를 대상으로 한 파상공세에 돌입한 형국이다.
비박계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만약 (문 전 대표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냐. 지금도 또 북한 정권에 물어보고 결정할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가 '기권' 결정을 다수결로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따랐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선 "인권을 외면한 부끄러운 결정에 어떻게 '민주'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며 "외교안보가 다수결로 결정할 일이냐"라고 몰아세웠다.
김무성 전 대표도 "북한에게 (결의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다는 것이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고, 잘못된 의사결정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좌익사범들을 알고 감옥에서 같이 생활해봤지만, 노무현 대통령‧문재인 비서실장‧김만복 당시 국정원장보다 더 많은 종북 이적행위를 한 반역자를 보지 못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