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씨가 졸업한 서울 청담고등학교.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당시 개명 전 이름 정유연)의 고등학교 재학 당시 학교를 찾아가 돈 봉투를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최 씨가 지난 봄에 이화여대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묻힐 뻔한 '이대 도가니 사건'이 세상 밖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고등학교 시절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안 의원은 "당시 담당 체육교사가 정 씨의 잦은 결석을 지적하자, 최순실 씨가 직접 학교에 찾아와 교사와 교장에게 항의했고, 이후 돈봉투와 쇼핑백을 두고 갔다"고 밝혔다.
정 씨는 고교 3학년에 재학하던 2014년, 3월에 6일, 4월에 17일, 5월에 19일, 6월에 17일, 7월에 18일, 8월에 10일, 9월에 19일, 10월에 10일, 11월에 14일, 12월에 1일 등 총 131일 학교에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봉투 논란에 정 씨가 졸업한 청담고등학교 측은 "해당 학생이 특기생으로 입학해 졸업한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정 씨를 담당했던 체육교사가 언론 보도로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이어서 해당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주기 힘든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정 씨가 학교를 다닐 당시 재직했던 교장은 올해 8월 정년퇴임을 해 연락하지 못했으며, 만약 돈봉투가 거래됐다면 그분(전 교장)도 난감할 것이다"고 전했다.
또 학교 측 관계자는 "실제로 돈봉투가 전달됐다면 명백히 밝혀져 조치가 취해졌으면 한다"며, 학교가 구설수에 더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한편, 정 씨가 고등학교 3학년 때 131일간 결석했다는 출결 비리 의혹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5일 학교를 직접 방문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제기된 의혹의 사실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당시 공결처리가 된 것은 맞지만 정확한 일수는 학교에서 직접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2014년 현장조사는 당시 아시안게임 성적 조작 관련 논란이 제기되면서 언론 보도에 대한 점검 차원에서 학교를 방문해 대회 출전 규정 준수 여부와 학습 보완 방법, 서류 부분 등을 확인했고, 문제는 없었다”면서 “당시에는 2014년 대표 선발 관련 의혹만 확인해서 2012~2013년 출석 여부는 살펴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0조에 따라 당해 학교 당해 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2 미만이 될 경우에는 각 학년과정의 수료에 필요한 수업일수 부족 등으로 수료 또는 졸업 인정이 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다만 학교장의 허가를 받은 ‘학교를 대표한 경기, 경연대회 참가, 산업체 실습과정(현장실습), 훈련 참가, 교환학습, 현장체험 학습 등으로 출석하지 못한 경우는 출석으로 처리한다고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