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넘기고 '바지사장' 있다가 2년 후 물러나라 강요" 진술 '문화계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차은택(47) 광고 감독 측 인사들의'강탈'에 저항한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컴투게더피알케이로 사명 변경)가 일감이 갑작스럽게 끊어져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차씨 측의 '접수 시도'에 저항한 포레카가 이런 어려움에 처하게 된 데 '보이지 않는 손'이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그 배경에 차씨, 나아가 최종 배후로 의심되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5일 광고업계와 검찰 등에 따르면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차씨 주변 인물들은 작년 3월께부터 포레카 인수전에 참여한 중견 광고업체 A사 대표에게 인수 후 포레카 지분 80%를 넘기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차씨 측근들이 A사 대표에게 포레카를 인수하고 2년간 '바지 사장'으로 있다가 경영권을 완전히 넘기라고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향신문은 녹취록을 인용, 송 전 원장이 이 과정에서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0년 포스코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로 설립된 포레카는 임직원이 60명가량의 중소 규모 광고사지만 포스코, 포스코건설, 포스코강판 등 핵심 계열사 광고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해 연 매출액이 200억원에 달하는 알짜배기 회사였다.
차씨 측근들이 A사 대표를 압박하기 시작한 때는 작년 포스코가 경영 합리화 차원에서 A사 지분을 공개 매각하기로 하고 입찰에 부칠 무렵이다. A사가 최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나서 차씨 측의 지분 강탈 시도는 더욱 노골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포레카 강탈 과정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종범 전 수석이 압력 행사에 동참한 것도 이 무렵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포레카 인수에 실패한 회사가) 지분 80%를 넘기라고 압력을 가하고 협박을 했는데 이 과정에 안 수석이 조금 개입을 했다"며 "혼자 강요를 한 것은 아니고 여러 명이 같이 관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사 대표가 이들의 협박에도 광고사를 정상적으로 인수하고 지분을 넘기지 않자 전 대주주인 포스코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광고 발주가 급감하면서 포레카는 급박한 경영난에 처하게 됐다고 한다. 결국 '송성각의 저주'가 현실화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대기업들이 계열 광고사를 매각해도 통상 수년간 기존 수주액을 단계적으로 감축해나가는 것이 관례라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포스코의 광고 물량 감축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검찰 역시 포스코의 갑작스러운 '수주 절벽' 배경에 주목하고 차씨 측과 안 전 수석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필요하다면 포스코 관계자들을 불러 입찰 당시 안 전 수석 등 외부의 압력이 있었는지, 광고 발주를 끊은 배경은 무엇인지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차씨 측 인사들이 중견 광고사인 포레카를 '강탈'해 자신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정부 문화·체육 광고 및 행사 등을 집중 수주해 '캐시 카우'로 삼으려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차씨 측은 포레카 인수가 실패하자 신생 광고기획사인 아프리카픽쳐스·플레이그라운드·엔박스에디트 등 광고홍보업체를 통해 KT·현대차그룹 등 대기업 광고를 대거 따내고 박근혜 대통령의 외국순방 공연기획을 독점했지만 업계 경력이 짧은 신생사에 일감이 몰렸다는 뒷말이 나왔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차씨는 이르면 내주 귀국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