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김보경은 2013년 10월 말리전 이후 약 3년 만에 A매치에서 골 맛을 봤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위기의 한국 축구가 캐나다를 꺾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와 평가전에서 이른 시간에 터진 김보경(전북)과 이정협(울산)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패하며 조 3위로 밀려 위기가 감지됐던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캐나다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기분 좋은 승리를 맛봤다.
김보경은 2013년 10월 말리와 평가전에서 골 맛을 본 이후 무려 3년여 만에 A매치에서 득점포를 가동했고, 올 시즌 소속팀에서 활약이 저조했던 이정협은 다시 한 번 대표팀에서 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에 제대로 부응했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 시티),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등 주축 선수들이 컨디션 저하와 부상 등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남태희(레퀴야)와 김보경,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으로 2선을 구성했다.
정우영(충칭 리판)과 한국영(알 가라파)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포백 수비는 박주호(도르트문트)와 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창수(전북)가 호흡을 맞췄다. 선발로 나선 골키퍼는 권순태(전북)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부진한 홯약에 그쳤던 이정협(가운데)이지만 캐나다와 평가전에서 골 맛을 보며 자신을 발탁하고 선발 출전 기회를 준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최근 소속팀에서 맹활약하는 지동원이 이끄는 활발한 공격으로 초반부터 캐나다를 압도했다. 결국 경기 시작 10분 만에 김보경의 골이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지동원이 크로스한 공이 수비에 맞고 굴절돼 중앙에서 자리잡고 있던 이정협과 남태희를 거쳐 문전의 김보경까지 전달됐다. 김보경의 슈팅은 골키퍼의 손에 이어 골대까지 맞았지만 그대로 골대 안으로 향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이 터졌지만 한국의 공격은 계속됐다. 특히 모든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지동원이 맡았고, 최전방의 이정협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결국 전반 25분 이정협이 추가골의 주인공이 됐다.
김창수가 스로인한 공을 지동원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수비수에 걸렸고, 공이 자유롭게 흐르자 문전에서 패스를 기다리던 이정협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낮고 빠른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선수들이 얽힌 상황에서 나온 빠른 슈팅이 골대 구석을 향해 꽂히듯 이동해 상대 골키퍼도 꼼짝하지 못했다.
승기를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예고한 대로 교체카드의 활용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