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청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의 여조카 장시호(37·장유진으로 개명)씨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장씨와 관련해 터져나오는 각종 이권개입 의혹과 최씨 일가 전반의 재산 형성 및 자금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장씨는 최순실 씨의 신임을 받으며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운영한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문화계와 관련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권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차은택(47)씨와 최순실씨의 연결고리로도 알려져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그룹 내 제일기획 소속 스포츠단 사무실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재무자료, 스포츠단 운영 자료 및 자금 지출 내역서 등을 확보했다.
제일기획은 최순실씨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근무했던 곳이다.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 인맥으로 분류되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에 등장하는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등이 제일기획 출신이다.
검찰은 제일기획 스포츠단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불법 자금을 지원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사무총장으로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우수 체육 영재를 조기 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의 선수로 육성하는 목적으로 지난해 6월 세워졌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6억7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고, 삼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곳에서 주관한 빙상캠프에 후원 등 명목으로 5억원을 준 것으로 알려져 뒷말이 무성했다.
여기에 올해 3월 장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매지니먼트사 '더스포츠엠'이 설립됐는데, 만든지 3개월 만에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국제행사 진행을 맡아 그 배후에 막강한 권력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었다.
검찰은 일단 영재센터를 중심으로 불법 자금 흐름을 파악한 뒤 최씨나 장씨가 소유한 다른 업체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순실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검찰은 또 최씨 일가가 차명회사를 통해 형성한 상당수의 재산을 해외로 유출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검찰은 장씨와 수시로 통화하며 사업상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김종 전 문체부 2차관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국정 현안을 보고하고 인사청탁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