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로 알려진 김영재(56)의원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프로포폴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장은 그동안 당일 휴진하고 인천에서 골프를 쳤다고만 밝혀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3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에게 제출한 이 병원의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보면, 2014년 4월 16일 프로포폴 20㎖짜리 1병을 사용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또 비고란에는 남은 5㎖는 폐기했다는 기록과 함께 김 원장의 사인이 적혀 있다.
김 원장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 당일은 수요일로 정기 휴진이었다"며 "인천 청라의 베어즈베스트골프장에서 지인 3명과 골프를 쳤다"고 밝혀왔다.
따라서 참사 당일 프로포폴 사용 기록이 허위로 작성됐거나, 김 원장이 거짓 해명으로 일관해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원장은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김 원장은 서울 강남구보건소 조사에서 당일 오전 9시쯤 장모에게 'PRP'(노화방지용 자가혈소판풍부혈장) 시술을 했다고 주장했다"며 "프로포폴 1병 가운데 일부를 사용하고 폐기한 뒤, 곧바로 골프장에 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술에는 10~20분이 소요되며, 김 원장은 앞서 당일 오전 10시 39분에 인천공항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한 하이패스 기록과 그린피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김영재의원의 마약류 관리대장을 살펴보면 석연치 않은 점이 눈에 띈다.
2014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34개월치, 68쪽 분량의 기록지가 한날한시에 작성된 것처럼 필적이 동일하고 시간의 흔적 없이 깔끔하다는 점이다. 프로포폴 사용 당일 기록하게 돼있는 원칙을 어겼을 개연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서 김영재의원은 마약류 관리대장을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이 때문에 보건당국 조사를 받기도 했다.
식약처는 그러나 지난 14일 "처방전과 진료기록부에 없는 마약류 투약은 불법이지만 위반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관리대장과 실제 재고량이 모두 일치했다"고만 밝혔다.
이튿날 보건복지부 역시 "최순실씨가 김영재의원에서 지난 2013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최보정'이란 이름으로 136회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을 뿐, 프로포폴 사용내역 등에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진료기록부 허위작성 의혹과 관련, 김영재의원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성형외과 전문의도 아닌 김 원장은 지난해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성형외과 외래교수로 위촉되기도 했다.
김 원장의 가족회사인 존제이콥스와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경제사절단'으로 3차례나 동행했다.
특시 김 원장 부인이 대표로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올해 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로 돼있다.
처남이 대표로 있는 존제이콥스 역시 신생업체인데도 유명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 각종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