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선임들의 폭언과 구타에 못 이겨 사병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4일 서울 중구 부림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해자로 지목된 해당 선임 병사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박 모 일병(당시 계급)은 지난 2월 7일 새벽, 6사단 GP(최전방 소초)에서 총기로 턱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박 일병의 자살 원인으로 선임병들의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지적했다.
임 소장은 "지난 9월, 근무가 미숙하다며 선임들이 개머리판과 주먹으로 박 일병의 얼굴을 때렸다"면서 "당시 중사가 폐쇄회로(CC)TV도 분석했지만 결국 가해자를 GP에서 철수시키는 선에서 사건을 덮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일병은 선임들이 떠넘긴 근무를 대신 서느라 영하 10도의 혹한 속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소장은 "가해 병사 3명이 지난 6월 5군단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면서 "젊고 전과가 없는 데다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문을 작성했다는 게 양형 이유였다"고 전했다.
'심리부검'을 진행한 결과 박 일병은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정에서 성장해 교우관계 등에 문제가 없었고, 정신질환을 겪은 적도 없었다는 게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임 소장은 "올 2월에 해당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군 당국이 이를 공표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졸속재판"이라면서 "관할 법원은 마땅히 가해자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해 법의 준엄한 심판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