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FA컵 결승 1차전에서 크로스하려던 공이 빗맞아 상대 골대로 향하는 행운의 골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된 수원의 주장 염기훈은 2차전 원정 경기에서는 더욱 확실한 골로 올 시즌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상대 골문을 향해 달려드는 동료에 주려던 공이 빗맞으며 방향이 바뀌었고, 우연하게도 정확하게 상대 골문 구석으로 꽂혔다. 공을 직접 찬 본인도 놀랄 정도로 예상하지 못한 이 장면.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다.
수원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에서 전반 15분 조나탄, 후반 13분 염기훈의 골을 묶어 2-1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 승리로 수원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주춤한 성적으로 팬들의 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쉬움을 풀 기회를 잡았다.
이날 경기는 단연 염기훈의 결승골이 화두였다.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조나탄의 선제골, 그리고 후반 4분 상대 문전 앞에서 펼쳐진 혼전 상황에서 나온 주세종(서울)의 동점골도 인상적이었지만 염기훈의 슈팅은 모두의 예상을 깬 궤적으로 날아가며 수원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경기 후 염기훈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결승골 장면을 설명해달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경기 전부터 조나탄이 내가 크로스하는 타이밍이 오면 상대 수비수 뒤로 돌아 뛰기로 약속을 했다. 그래서 크로스를 하려는 상황이었는데 공이 잘못 맞았다”고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이어 “나도 골이 들어간 줄 몰랐다. 공이 골대 쪽으로 향하는 것은 알았는데 골이 들어가 놀랐다. 1차전에서 우리가 서울보다 운이 더 좋았던 것 같다”면서 “크로스한 공이 상대 수비를 맞고 자책골이 된 경우는 있었는데 잘못 맞고도 슈팅처럼 들어가는 골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행운이 따랐던 골이었지만 수원은 이 승리로 FA컵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 시즌 많은 팬 앞에서 처음 경기했다. 이런 경기에서 승리해 더욱 기쁘다”는 염기훈은 “오늘의 결승골은 운이 좋아서 들어갔지만 2차전은 조금 더 완벽한 골을 넣겠다. 선수들 모두가 FA컵 우승으로 팬에 보답하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우승 트로피를 들고 적지에서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