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으면서, 다음달 중순 한중일 정상회담이 정상 개최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한중일 '정상'의 만남이란 의미가 커서 총리가 대신 참석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국내 정치 상황을 이유로 박 대통령이 빠지게 되면 정상회의 자체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현재 다음달 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만일 다음달 2일이나 9일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정상회의 참석이 어려워진다.
황교안 국무총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 경우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해야 하는데, 사실상 중국의 리커창 총리, 일본의 아베 총리 등이 참석하는 회의에 총리가 대신 참석하는 것은 사실상 부자연스럽다. 회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정부는 한중일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며 만일 참석하지 못하면 "외교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촛불집회 등 거센 민심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야권과 여당 비주류 일부의 탄핵 의지도 굳건한 상황이다.
앞서 페루에서 열렸던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데 이어 한중일 정상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하면 한중일 간 외교적 틀 자체를 좁히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일본 언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황 총리가 대신 나온다면) 회의의 의의가 떨어지지 않겠나"란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정상회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중국의 경우 먼저 서두를 필요 없이 박 대통령을 둘러싼 국내 정세를 최대한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과 사드 문제 등으로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한 외교 관계자는 "중국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회의가 취소되면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탓으로 회의 취소 원인을 돌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