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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우리 앞에는 어떤 삶이 펼쳐질 것인가

책/학술

    마흔 이후, 우리 앞에는 어떤 삶이 펼쳐질 것인가

    신간 '우리는 그렇게 늙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현재 40대 후반이거나 그보다 많은 나이라면(이 책에서 나는 편의상 ‘50세 이상’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할 것이다) 사실상 당신은 인생의 남은 절반을 살고 있다. 그 사실을 그다지 심각하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이 시기를 보내면서 당신의 몸과 영혼은 당신만의 내력을 갖게 될 것이다. 당신은 이제 곧, 나이 들어가는 것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자아에 맞서는 전쟁과 같은 끔찍한 여정으로 받아들일지를 결정해야 할 순간을 맞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누구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 하나와 맞닥뜨려야 한다. 늙어가는 것을 회피할 것인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후자를 선택한다면, 나이 드는 것의 경이로움을 깨달아가면서 역경을 넘어 성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은 바로 그에 관한 이야기이다. (p.6)

    <우리는 그렇게="" 늙지="" 않는다="">는 신체적인 변화에 국한된 논의를 넘어서 정신적, 감정적, 심리적 차원에서 50세 이후의 삶을 실제적으로 탐사하고 있다. 저자는 50세 이후 삶에 뚜렷한 발달상 단계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제2의 반평생을 3단계로 나눈 ‘노화 단계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40대 후반부터 약 65세까지의 ‘변화의 시기’, 65세부터 70대 후반까지의 ‘관록의 시기’, 그리고 삶의 여정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완성의 시기’가 바로 그것이다.

    ‘변화의 시기’는 두려움, 특히 무능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시기로 나이 들어가는 것의 경이로움을 받아들이는 중요한 첫 기회이다. ‘관록의 시기’는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만들어냈는가’를 탐구하면서 자신만의 유산을 정의 내리고 이를 통해 더 이상 경쟁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시기, ‘완성의 시기’는 ‘깊은 포기’를 받아들이며 마침내 연장자의 길을 완성하는 시기이다. 저자는 각각의 단계에서 나타나는 발달상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각 단계의 심리적, 신체적, 정신적인 변화들을 살펴봄으로써 각 시기에 예상되는 어려움과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데 필요한 실제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50세 이후에 우리는 새로운 사랑의 현실에 직면한다고 말한다. 이전처럼 열정이 불타오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삶에 있어서 사랑이 더욱 중요해지는 현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저자는 이 시기에 보다 관대한 유형의 사랑인 ‘친밀한 독립성’(intimate separateness)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친밀한 독립성은 배우자와의 유대감, 친밀함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얽매이거나 휘둘리지 않고 서로의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정체성이 각자의 궤도 안에서 발전해갈 수 있는 견고한 관계의 본질이다.

    저자는 죽음의 마지막 과정을 대하는 우리의 문화에 커다란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음을 지적한다. 죽음을 앞둔 우리는 이제 끊임없이 자아를 확장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아를 축소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 버렸다고 느끼거나 버려졌다고 느끼는 불안을 이해해야 한다. 병과 죽어가는 과정과 죽음을 다음 단계로의 초대, 예행연습으로 받아들이며 충분히 오래 살고, 충분히 천천히 죽어가는 기적을 경험해야 한다.

    책 속으로

    50세가 넘으면 적에 대항해 검을 휘두르거나 왕자나 공주를 만나 결혼하는 것처럼 청춘의 가치를 추구하는 ‘영웅’이 되는 건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미 그 시절을 지나왔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는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을 추구하고 있다. “그대의 노래가 끝나기 전에 그대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낼 것인가?” 독일 시인 릴케는 오르페우스에게 보내는 두 번째 소네트에서 그렇게 물었다. 세 번째 소네트에서 릴케는 그에 답한다. “완전한 삶은 청춘의 사랑 속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당신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호흡, 거대한 빈 공간 속에서의 호흡이 필요하다.” 이 ‘다른 종류의 호흡’이란 텅 빈 공간, 즉 무(無)에서 호흡하는 것으로, 우리가 이제 남은 절반의 인생에서 개척해나가야 할 호흡이다.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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