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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 한영애와 '사탄' 윤복희…'촛불' 앞 엇갈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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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율' 한영애와 '사탄' 윤복희…'촛불' 앞 엇갈린 운명

    여섯 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무대에서 가수 한영애가 열창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뚜렷한 자의식을 지닌 노래와 언행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윤복희(71)와 한영애(60)가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치는 광장의 거대한 촛불 민심 앞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운명을 맞았다.

    한영애는 사상 최대 인파인 170만여 명이 운집한 3일 서울 광화문 촛불 집회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의 '떼창'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청와대 앞 100m까지 허용된 대규모 행진을 앞두고 무대에 오른 한영애는, 첫 곡으로 자신의 노래 '갈증'을 불렀다. 노래를 마친 한영애는 "지치지 마십시오. 힘내십시오. 천년의 어둠도 촛불 하나로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이 촛불이 또 다른 민주의 역사를 쓰는 새로운 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광장의 시민들을 응원해 환호를 얻었다.

    이어 김민기의 '내 나라 내 겨레',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까지 두 곡을 잇따라 부른 한영애는 "우리는 조금 더 높은 행복을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무조건 건강하시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반드시 올 겁니다. 오늘 조율을 이뤄보죠"라며 끝으로 자신의 노래 '조율'을 불렀다.

    한영애는 시민들과 함께 부른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라는 이 노래 후렴구의 끝부분을 "조율 한 번 해냅시다"로 바꿔 부르며 시민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반면 윤복희는 앞서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내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억울한 분들의 기도를 들으소서.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을 물리쳐주소서"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불렀다.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빨갱이'라는 말이, 국가 권력을 정당하게 비판하는 사람들마저 싸잡아 비난할 때 쓰여 왔다는 점을 잘 아는 누리꾼들은 윤복희의 글에 분노했다. 더욱이 그 '빨갱이'가 곧 '사탄의 세력'으로 규정돼 '물리쳐'야 할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폄훼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윤복희는 1일 "저 역시 촛불 들고 나라를 위해 시위에 나간 사람입니다. 우리들 보고 이상한 말을 올린 글을 보고 전 정중히 올린 글입니다. 촛불을 들고 나온 우리를 얼마 받고 나온 사람들이라는 글에 전 그 사람을 사탄이라 말했고 빨갱이라고 불렀어요"라는 해명 글을 올렸다. 하지만 돌아선 민심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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