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취임 160일만에 마무리된다. 박 위원장은 오는 5일 중앙위원회에서 새 비대위원장 선임과 동시에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원내대표로서의 직위만을 갖게 된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으로 망가진 당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6월 만장일치로 추대된 박 위원장은 이른바 '원맨쇼'로 불리는 특유 리더십을 발휘해 초반에 비교적 빨리 당을 안정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 풍부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정국을 주도하며 제3당으로서의 입지를 굳혔지만, 때론 독자적 결정으로 중진 의원들이 '박지원당'이라는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탄핵의 일정에서 때론 엇박자를 내며 긴장감을 유지했다. '카운터파트'였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불협화음을 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야권공조가 흔들리기도 했다.
특히 막판에 탄핵 표결을 일주일 미룬 것에 대해 당이 여론의 십자포화를 받은 점이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당과 원내의 수장으로써 바쁜 나날을 보냈던 박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 표결이라는 역사적인 상황을 코 앞에 두고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박 위원장은 "한 손에는 민생을 살리는 정책을, 또 한손에는 삽과 곡괭이를 들고 신생정당의 기틀을 만들며, 슬퍼할 시간이 없는 꿀벌이 되자고 호소하며 일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에서 퇴임하는 저의 심정은 매우 무겁고 착잡하다"며 "12월 9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 체제가 끝나면서 여야의 물밑 협상과 탄핵 정국에 영향을 줄지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원내대표로써 박 위원장의 역할은 계속될 예정이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차기 당대표 선거에도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당은 오는 5일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어 후임 비대위원장을 논의한다.
의원들이 추대한 김동철 의원이 후임 비대위원장을 맡을 것이 유력하지만, 원외 지역위원장을 포함한 일부 중앙위원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아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