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크게 둔화되면서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1.6~2.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를 끝으로 앞으로 두자릿 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이를 타개할 '게임 체인저'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위기감에 직면한 상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은 특히 올해 쓴 맛을 봤다.
시장조사업체 IDC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아이폰 총 출하량은 전년대비 11.5% 줄어든 2억610만대로 예상된다.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데다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의 아시아 시장 점유 영향이 컸다. 올 하반기 출시한 신형 아이폰7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호조를 띄고 있는게 그나마 위안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노트7 사태 여파가 뼈아팠다. 올해 초 선보인 갤럭시S7 순항에 힘입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7은 최대 흥행작으로 꼽혔지만 배터리 발화 논란으로 리콜·단종 사태를 맞으면서 3분기 점유율이 전년대비 4.4% 하락한 19.2%에 그쳤다.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전년대비 14.2% 줄어든 7173만대에 그쳤고,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도 1000억원까지 곤두박질 쳤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6일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해 "갤럭시노트7은 실패"라고 인정하며 "이를 보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확 달라지는 스마트폰…삼성 갤럭시S8 vs 애플 아이폰8삼성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가 통상 내년 2월 예고된 가운데 최근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해야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2017년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앞두고 떨어지는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게임 체인저'를 내놔야 하는 입장이다. 이미 아이폰6부터 아이폰7에 이어 신제품이 나오는 내년 하반기까지 3년간 비슷한 디자인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신선함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갤럭시S8과 아이폰8이 2017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달굴 주자로 주목받는 가운데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돼 안드로이드와 iOS 양대 스마트폰 브랜드의 명운을 건 승부가 기대되고 있다.
2017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중점은 디스플레이, 카메라, 플랫폼 생태계로 압축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과 애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에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는 AMOLED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의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AMOLED 패널은 선명한 화질과 트루블랙이 강점으로, 갤럭시S8은 전작보다 더 개선된 성능의 AMOLED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삼성전자 전문 웹사이트인 삼모바일(SAMMOBILE)은 6일(현지시간)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이 갤럭시S8 디스플레이 내부에 지문인식 센서를 적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8 디스플레이에 삼성의 AM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아 디스플레이 내부에 지문인식 센서와 홈버튼 기능을 함께 적용해 물리적 홈버튼을 완전히 없앨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흡사한 형태다.
애플이 스마트폰 전면을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로 모두 채울 것이라는 전망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적용된 3개의 물리 버튼도 사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당장 갤럭시S8이 아이폰7과 마찬가지로 3.5㎜ 오디오 잭을 제거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사실상 전면 디스플레이의 확장과 함께 내부에 지문인식 센서와 같은 기능을 적용하려면 오디오 잭은 다른 자리로 이동하거나 제거되어야 한다. 오디오 잭은 USB-C 포트에 통합이 유력시 되고 있다.
3.5mm 스테레오 미니 오디오 단자를 대체할 새로운 USB-타입 C 포트는 헤드셋을 포함한 모바일 기기, 도킹 스테이션, 게임기 및 VR 등 모든 디지털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표준 오디오 단자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모두 오디오 잭을 제거하고 베젤리스 AMOLED 디스플레이 패널 안에 지문인식 센서와 홈버튼을 나란히 적용하게 되면 외부 성능이 비슷해지면서 사실상 제품보다 안드로이드와 iOS 운영체제 선호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비슷한 외형·성능 예상…카메라와 운영체제 선호도 갈릴 듯디스플레이 해상도는 삼성이 4K를 지원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비용절감과 함께 스마트폰에서 4K 화질의 영상 활용도가 높지 않아 2K를 지원할 것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안드로이드 7.0 누가 운영체제가 구글의 VR 데이드림 뷰를 지원하고 있어 고해상도 콘텐츠를 지원하기 위해 4K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8도 2K 혹은 자체 VR 콘텐츠 지원 플랫폼을 위해 4K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인 스펙은 갤럭시S8이나 아이폰8이나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많다. 카메라 성능은 두 업체를 구분할 차별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8에 듀얼 렌즈 카메라를 최초로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미 DSLR 품질의 사진 촬영이 가능한 듀얼 렌즈 카메라 발주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앞서 아이폰7에서 우수한 성능의 듀얼 렌즈 카메라를 선보였지만 '카툭튀'(툭 튀어나온 카메라)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8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 음성 비서와 오디오 성능의 향상도 기대된다.
당장 갤럭시S8에는 기존 음성비서인 S보이스 대신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브랩스(Viv Labs)의 새로운 인공지능 음성비서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브랩스는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Siri) 개발자들이 나와 설립한 회사다.
오디오 분야에서도 최근 인수한 하만 계열의 프리미엄 오디오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통상적인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글래스(MWC)에서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해왔던 관례를 깨고 추가 보완 개발 때문에 4월쯤으로 늦춰 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상반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보다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모바일과 BGR 등 해외 매체들은 삼성이 애플보다 앞서 갤럭시S8 디스플레이 안에 지문 센서를 탑재해 삼성이 혁신적인 기술을 애플보다 먼저 탑재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매년 9월 신형 아이폰을 출시하는 애플에 대항해 3월에는 프리미엄 폰 갤럭시S 시리즈를, 8월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해 아이폰 판매 확대를 봉쇄하는 전략을 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