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가 대정부질문 불출석 의사를 내비친 것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황교안 총리님, 대통령 되신 것 아니거든요"라고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각의 보도를 보면 황교안 총리가 마치 본인이 대통령이 된 듯 (대정부질문에) 출석 안하겠다는 의사표현을 간접적으로 흘리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어제 여야 원내대표가 모여 여러 논의 끝에 임시국회에 황교안 총리를 출석시키기로 합의했다. 대정부 질의를 (나흘에서) 이틀로 줄인 것도 '황교안 체제'가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심모원려(深謀遠慮)"라며 "황교안 대행체제가 앞으로 어떻게 과도체제를 잘 이끌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어 드린 것"이라며 황 총리의 국회 출석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폼 잡지 말고 (대정부질문에 나와) 본인의 국정 구상을 잘 설명하는 장으로 활용하길 바란다"며 "박근혜 대통령 흉내 내지 말라"고 강조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상호(오른쪽)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대정부질문에 불참할 경우 '황교안 체제를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변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총리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원내수석은 "우리당이 황교안 체제를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20일과 21일 (황 대행 국회 출석이)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원내수석은 이어 "황교안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정부질의 출석은 당연하다"며 "일부 언론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정부질의 출석이) 전례가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박근혜‧최순실 공동정부', '1+1정부'도 전례가 없었고 232만 촛불이 모인 것도, 청와대 100m앞까지 집회가 허용된 전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새누리당 정진석, 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회동에서 오는 15∼31일 임시국회를 열고, 20‧21일에는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격론 끝에 황교안 권한대행을 출석시키기로 합의했다.
반면 황 권한대행의 대정부질문 출석과 관련해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권한대행이 나오면 불필요한 정치적 논점이 쟁점화될 수 있어 3당 원내대표와 권한대행이 따로 만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며 "권한대행이 각오를 피력하고 답변은 부총리 중심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불확실성을 걷어내 국민에 신뢰와 안정을 주는 게 권한대행의 역할"이라며 "야당도 무책임한 폭로전이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토론을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나와서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국회와 해법을 진지하게 토론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