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촛불민심, 국회·헌재도 따라야
- 개헌? 지금은 때 아니다…열린 논의하자
- 이재명 '팀플레이 우산론', 대의명분 우선돼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희정(충남지사)
불과 50일 전만 해도 우리가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대통령 탄핵이라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지금 우리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 탄핵이 헌재에서까지 최종 확정이 되면 불과 60일 만에 대선을 치러내야 하는데요. 과연 이 진통을 겪으면서 우리의 정치는 변할 수 있는가, 보다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인가 시대는 바뀔 수 있을 것인가, 오늘 좀 짚어보겠습니다. 시대를 바꿔보겠다고 나선 분이죠. 안희정 충남지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안희정 지사님, 안녕하세요.
◆ 안희정>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탄핵, 이거 의결될 줄 아셨어요?
◆ 안희정> 촛불광장에서 국민의 뜻을 보면 그 뜻을 아무도 거역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런 표현하셨더라고요. 소름끼칠 정도의 국민주권의 힘을 느낀다,존경한다 그러셨어요.
◆ 안희정> 평소에 우리는 4년이나 5년에 한 번씩 투표하는 대상에 불과했습니다. 우리가 역사에서 늘 민심을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민심이라고 하는 것은 여론조사 때의 숫자 몇 개라거나, 안 그러면 선거 때 투표하는 그 투표행위를 통해서만 느낍니다.
◇ 김현정> 맞아요.
◆ 안희정> 그러나 광장에서 아주 구체적인 촛불의 함성으로 우리가 그것을 느끼게 되면 우리가 추상적으로 역사책에서 봤던 그 민심을 우리는 온몸으로 느낄 수 있지 않습니까? 대단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대단했어요. 여하튼 헌재 판결이 언제, 어떻게 나오느냐가 상당히 중요한데 지금 생각보다 길어질 거란 얘기도 있어서요. 또 결정 자체도 확신할 수가 없다, 탄핵 가결로.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희정> 90%에 가까운 국민들이 이미 대통령을 탄핵하셨습니다. 모든 국가와 법률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그 국민이 이미 판단한 것에 대해서 국회와 헌법재판소는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국회뿐 아니라 헌재도 국민의 판단, 그 다수의 판단이라면 그거 따라야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안희정> 그렇습니다. 평범한 보통 국민들의 상식을 뛰어넘을 어떠한 법률도 어떠한 정치권력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여하튼 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 두 번째군요. 탄핵 사태가 벌어지면서 대체 왜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졌는가 원인을 찾다 보니까 결국 개헌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는 말이죠. 손학규, 김부겸, 안철수, 김종인 이런 분들이 일제히 개헌을 미루지 말고 시행하자 이런 뜻을 피력을 했습니다. 안 지사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희정> 두 가지 점입니다, 그 논의에 대해서는. 오늘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모든 문제를 제왕적 대통령제의 현재 헌법구조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은 잘못된 진단입니다.
◇ 김현정> 잘못된 진단이라고요? 지금 다들 그렇게 진단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너무 대통령에 힘이 몰려 있다?
◆ 안희정> 그렇지 않습니다. 의회나 사법부나 언론 등 우리 모두의 구성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으로 표현되는 청와대 권력에 이유 없이 굴종한 겁니다. 유승민 대표에 대해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반대견해를 불편해 한다고 해서 자기들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그렇게 쫓아내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새누리당 자체가?
◆ 안희정> 그렇죠. 의회는 의회구성 스스로가 자기의 권위와 지도력을 대통령한테 그냥 굴복한 것입니다. 현재 의회가 3권 분립이 엄연함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대통령 권력 앞에서 그렇게 무릎 꿇으라고 헌법에 써있습니까? 그런 점에서 저는 물론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해 왔습니다. 그것은 국민이 주인이다라고 하는 국민주인 정신을 더 높이기 위한 헌법 개정의 필요성입니다.
◇ 김현정> 개헌 자체는 찬성한다?
◆ 안희정> 그렇습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열어 놓고 계속 노력은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현 사태의 본질을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하는 그 문제 하나에만 집중해서, 그래서 촛불민심의 광장의 민심을 받아서 개헌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 번 더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 김현정> 지금 시기가 아니라고 보시는군요.
◆ 안희정> 두 번째로도 시간이 안 됩니다.
◇ 김현정> 두 번째도 있습니까? 시간이 안 된다?
◆ 안희정> 네. 시기상으로도 탄핵 재판이 끝나고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이 헌법적인 절차의 과정을 뛰어넘을 만한, 또 그 기간 내에서 이 논의를 마무리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제 김종인 전 대표는 시간은 문제가 아니라고 딱 잘라서 말씀하시던데요. 마음만 먹으면 금방 할 수 있다. 예전에 87체제 바꿀 때도 두 달이면 됐다.
◆ 안희정>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에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그러나 헌법개정의 문제라고 하는 것이 이것은 권력엘리트들 간의 권력을 분점하기 위한 계약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참여해야 합니다. 4.19 때도 그렇고, 48년 헌법제정도 그렇고, 6.10항쟁의 헌법도 그렇고, 그거는 권력엘리트들이 권력을 나누기 위한 헌법 개정이었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 개혁으로서의 헌법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손학규 전 대표는 어제 이러셨어요. 87체제 이대로 대선을 치르자는 측은 기득권 세력이다. 개헌론에 불 지피면 자기들 대권 멀어질까 봐 두려워서 이렇게 개헌을 막는 거다,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안희정> 그걸 어떤 시간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먼저 얘기를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현실적으로?
◆ 안희정> 네. 현실적으로. 지금 탄핵심판 과정의 법적 기한이 있고 그거 끝나자마자 해야 될 대선이 있는데 이 기한 내에 우리가 헌법 논의를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는가.
◇ 김현정> 졸속이 될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 보면?
◆ 안희정> 네. 그리고 또한 헌법 개정을 매개로 해서 지금 다음번 권력 싸움에 정계개편의 구두를 짜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 김현정> 아, 판을 좀 흔들어보려고 하는 의도 아니냐?
◆ 안희정> 판을 흔든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 김현정> 정계개편이 그 말이 그 말이니까요.
◆ 안희정> 하여튼간에 개헌을 매개로 해서 당장의 정계개편을 내 수단으로 삼는 것은 개헌 논의의 순수성마저 의심받을 만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개헌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모두 같은 마음으로 87년 6.10항쟁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를 하자, 그거는 적극적으로 수용합니다.
◇ 김현정>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건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대선으로 넘어왔습니다. 시대정신의 변화가 중요하다, 이걸 항상 얘기하면서 반드시 정권교체 되어야 한다, 이런 주장들도 하고 계시는데. 그런데 안희정 지사님. 이틀 전에 이재명 시장님이 저희 뉴스쇼에 출연하셔서 한 발언 때문에 두 분 간에 조금 언쟁을 하셨죠?
◆ 안희정> 언쟁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이재명 시장이 그러니까 민주당 후보의 팀플레이론 제시를 하니까 이거는 사실 반문연대라고 딱 잡아서 얘기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인터뷰 후에 나온 언론기사들이 반문연대 만들겠다, 이렇게 제목을 달아버리니까 여기에 대해서 안희정 지사님이 상당히 반발하셨어요.
◆ 안희정> 제 이야기는 당내 경선이든 아니면 정당 간이든 정치인들이 힘을 모으고 단결할 때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큰 목표 하에 힘을 모으고 단결을 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말씀을 드린 겁니다.
◇ 김현정>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 안희정> 그것을 대의명분이라고 우리는 표현합니다. 그 대의명분에 따라서 정치인들은 힘을 모으기도 하고 또한 결별을 선언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 대의명분을 분명히 하는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원론적인 저의 말씀을 드린 것이고.
◇ 김현정> 이재명 시장님도 당연히 대의명분 가지고 뭉치자는 말씀 아니셨을까요?
◆ 안희정> 그러니까 그 얘기를 좀 더 듣고 싶었죠. 그런데 오해라고 말씀을 하시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저는 이재명 후보님도, 아직 후보님이라고 칭하기는 우리 모두가 적합치는 않습니다마는 이재명 시장님도 우리 당의 아주 훌륭한 지도자이십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재명 시장님 말씀처럼 한 당, 한 몸으로 팀을 잘 모아보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한 당, 한 몸으로. 제가 사실은 직접 대화를 나눈 사람이라 잘 압니다만 각자가 도울 때는 돕고 경쟁할 때는 경쟁하면서 맷집을 키우자. 그래서 민주당이라는 팀 전체가 흥하자라는 의미로 저는 그날 해석을 했거든요. 안희정 지사님도 거기에는 동의하시는 거죠?
◆ 안희정> 그거야 제가 늘 당과 우리가 동지로서 힘을 모으고 또한 동지로서 신뢰를 높이자고 하는 것은 또한 저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같은 이야기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제 정말로 경선판이 열리고 후보 간 연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어요. 지금은 조금 타이밍상 이를 수 있지만. 후보 간 연대는 어느 경우에도 부적절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연대가 필요한 상황에는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안희정> 앞서 말씀드렸듯이 누구와 누구가 힘을 모은다는 것 자체를 반대하거나 그걸 나쁜 일이라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제 얘기는.
◇ 김현정> 그건 아니다?
◆ 안희정> 정치인들의 모든 결합과 결별은 대의명분이 있게 움직일 때라야만 그것이 국민의 이익을 보장하게 된다는 아주 원칙적인 저의 이야기를 드린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재명 시장의 팀플레이 우산론이 나오니까 박원순 시장은 우리를 씌우는 우산이 아니라 국민의 눈, 비를 막는 우산을 만들자 이런 우산론을 펴셨어요. 안 지사님이 생각하는 우산은 어떤 우산인가요?
◆ 안희정> 글쎄요. 제가 그 우산이라는 표현과 비유는 당장 제가 쓴 사유가 아니어서 그걸 가지고 빗대서 말하기는 곤란한데. 우리 모두는 촛불광장과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하는 존재들입니다. 그걸 위해서 똑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또 경쟁하고 그리고 또 힘을 합치고 그런 것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대선 국면이 사실은 너무 갑자기 다가와서 다들 대선 이야기를 궁금해하실 수밖에 없는데 청취자 2458님도 이런 문자 주셨어요. 이미 안희정 지사님 대선출마 의지 여러 차례 피력하신 분이니까 이런 질문 주신 것 같은데. 문재인 전 대표는 속 든든한 고구마라고 했고 이재명 시장님은 속 시원한 사이다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는데 안희정 지사님은 뭐라고 불러 드리면 좋겠습니까, 이런 질문. 가능하시겠습니까, 답이?
◆ 안희정> (웃음) 언제나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밥이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곤 합니다.
◇ 김현정> 흰쌀밥. 우리의 주식?
◆ 안희정> 네.
◇ 김현정> 왜 밥입니까?
◆ 안희정> 정치라는 건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늘 우리 일상 생활에서 우리 모두에게 신뢰와 정의라는 자산을 지켜줘야 되는 우리의 공기 같은 역할을 해야 된다는 것이 저의 정치에 대한 생각입니다.
◇ 김현정> 공기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 안희정> 그래서 늘 우리가 매일매일 먹고, 특별식으로 다른 걸 먹을 수 있지만 밥이 만약에 질리면 우리가 어떻게 살겠습니까?
◇ 김현정> 고구마랑 사이다는 특식이네요.
◆ 안희정> 매일 먹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밥에 섞어 먹으면 좋습니다.
◇ 김현정> 섞어먹으면 좋습니까? 재밌습니다. 청취자 질문 하나 더 보겠습니다. 이분은 2580님. 지지율 질문을 하셨어요. 사실은 최근 조사 보면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안철수, 박원순, 손학규 이런 순서가 많다. 아직은 지지율이 대선에 직접 가기에는 미약하다. 확장성 있다고 자신하시는가? 어떻습니까?
◆ 안희정> 저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제 소신으로 이제까지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걸어갈 것입니다. 지금의 지지율 가지고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라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혹시 어떤 분께서는 이번에는 페이스메이커 정도 생각하고 나오신 거냐고 아까 질문을 봤는데. 그런 생각이세요?
◆ 안희정>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번에 저는 최선을 다해서 도전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최선을 다해서. 페이스메이커, 불쏘시개 역할로 남지 않겠다는 이 말씀이신 거죠?
◆ 안희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안희정 지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안희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안희정 충남지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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