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사진=KBL 제공)
전자랜드 정병국이 홈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득점에 성공하면 장내 아나운서는 "슛하면 정병국"이라는 추임새를 넣는다.
말 그대로다. 전자랜드의 슈터는 정병국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200개 이상 3점슛을 성공시킨 선수 가운데 성공률 1위(44.5%)였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2순위가 프로농구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슛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정병국의 출전시간이 확 줄었다. 박찬희가 새롭게 가세했고, 젊은 유망주들이 치고 올라왔다. 매 시즌 평균 16~20분을 뛰던 정병국이지만, 올 시즌은 16경기에서 평균 8분34초만 뛰었다. 평균 득점은 2.6점. 데뷔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유도훈 감독은 정병국에게 미안해하면서도 "수비형 선수가 아니라 5분에 5점을 넣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짧은 시간 임팩트있는 공격을 보여주겠다는 식으로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정병국의 역할을 설명했다.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 홈 경기.
정병국은 모처럼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슈터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모비스가 파울로 막아서도 정병국의 3점슛은 쏙쏙 림을 통과했다. "슛하면 정병국"이라는 멘트가 연이어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전자랜드는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21점을 올린 정병국을 앞세워 96-87로 승리했다. 3연패를 끊은 전자랜드는 10승9패를 기록, 단독 5위로 올라섰다.
1쿼터부터 슛감이 나쁘지 않았다. 정병국은 1쿼터에만 3점슛 1개와 2점슛 2개로 7점을 올렸다. 전자랜드도 1쿼터부터 리드를 잡았다. 정병국은 2쿼터 54초만 뛰었지만, 2쿼터 종료 때 스코어는 46-40으로 전자랜드가 앞섰다.
정병국은 모비스의 추격이 거셌던 3쿼터 폭발했다.
55-50으로 쫓긴 3쿼터 종료 6분36초전 3점슛과 함께 함지훈의 파울을 얻어냈다. 추가자유투는 당연히 성공. 이어 59-56까지 추격을 당한 종료 4분51초전 다시 3점슛에 이은 추가자유투를 성공시켰다. 이어 2점을 추가했고, 67-63으로 모비스가 쫓아오자 종료 2분3초전 자유투 2개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3쿼터 득점만 14점이었다.
정병국 덕분에 전자랜드는 72-67로 앞선 채 4쿼터에 들어갔다. 정병국은 4쿼터 벤치를 지켰지만, 전자랜드는 리드를 더 벌리면서 9점 차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