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9일 권한대행 체제를 시작한 뒤 국정전반에 걸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정책들을 그대로 진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야권과의 갈등은 계속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12일 사실상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유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대내외 경제현안에 선제적 대응을 해 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지난 16일에는 "현재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장 중 부득이한 경우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제한적으로 인사를 시행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히면서 부득이한 경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인사권을 행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굳혔다.
조류독감(AI)와 국방부 해킹 등 권한대행 체제 이후 현안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회의를 열어 대처방안을 요구했다.
경찰서 지구대를 찾아 치안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한미연합사를 방문하고 영국 재무장관을 접견하는 등 외교 활동에도 나섰다.
특히 사드 배치나 위안부 한일 협상 등 주요 '박근혜표' 정책 역시 그대로 추진할 뜻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황 권한대행의 행보는 야권의 반발로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이 '박근혜 아바타'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기 떄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18일 "황 권한대행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됐고 부당한 인사권 행사도 의심된다"고 지적하며 황 대행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황 대행은 한 몸이나 마찬가지"라며 경계했다.
황 권한대행 측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자신이 함께 추진했던 '박근혜표 정책'을 일시에 뒤집기도, 야권이나 여론을 무시하고 강행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황 권한대행이 처한 상황은 유리하지는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기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했다. 여론의 분노 역시 채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국정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시간 끌기'를 이어가며 여론의 동향을 살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야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번 야정 협의를 거부하고 각 야당과 1:1 협의를 제안했던 것처럼, 협치를 거절하는 모양새를 취하지도 못하고 기존 정책을 대놓고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못한 채 당분간 상황을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