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삼성의 최순실 일가 특혜 지원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9일 김재열(48)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검의 삼성 임원 첫 공개 소환이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2시쯤 특검 사무실에 나와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조사실로 향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하는데 관여한 의혹이 있다.
검찰은 앞서 최씨와 장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함께 김 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 사장은 지난 7일 국회 청문회에서 "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센터에 대해 김종 전 차관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나서 심적 부담을 갖고 후원해 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장씨 측은 이날 오전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삼성을 압박해 16억원대 후원금을 받아낸 혐의를 인정했다.
장씨 변호인은 다만 "사실관계를 다투는 건 아니지만, 증거를 미리 본 느낌으로는 강요에 의해 후원금을 냈는지 변호인으로서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앞서 국회 청문회에서는 영재센터 설립이 "이모의 아이디어"라며 최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취지로 답변했다.
최씨 측은 그러나 "김 전 차관에게 후원할 곳이 있으면 알아봐 달라고 했을 뿐, 후원금을 정하거나 기업을 특정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차관 측은 "김 사장과 영재센터에 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김 사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특검은 삼성 측이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한 데 따른 대가인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관계자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 강제 지원 의혹을 포함, 아직 제기되지 않은 다른 부분도 포괄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