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해 사망 등 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좌)에게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존 리 전 옥시 대표(우)는 무죄를 받았다. (사진=자료사진)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무죄를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불거진 지 5년 반 만에 제조업체 관계자 일부에게 법적 책임이 인정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현우 전 대표에 대해 과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거짓 문구 등을 용기 라벨에 적어 업무상 과실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해 회복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가 있었다"는 점도 중형이 선고된 이유였다.
법원은 그러나 옥시 전 대표 존 리에 대해서는 "혐의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옥시 법인은 벌금 1억5천만원이 선고됐다.
앞서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 판매하면서 독성 화학물질 PHMG의 안정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망자 73명 등 180여 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신현우 전 대표에게는 징역 20년, 존 리 전 대표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다른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제조자인 오모씨는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자체브랜드 가습기 살균제 상품을 판매한 롯데와 홈플러스에 대해서도 업무상 과실이 1심에서 인정됐다.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는 금고 4년, 김원회 전 홈플러스 본부장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화학제품을 제조, 판매하면서 당연히 기울였어야 할 주의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옥시처럼 PHMG가 들어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다.
두 회사 제품은 각각 41명(사망 16명),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