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부산 촛불집회 모습. (사진=부산CBS 강동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탄핵을 촉구하는 11번째 주말 촛불집회가 부산에서 열렸다.
14일 촛불집회는 역대 가장 추운 날씨 속에 열린 탓에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도로를 메운 시민들의 촛불 열기까지 꺾지는 못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6시 부산진구 서면 중앙대로 일원에서 주최측 추산 1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시국대회를 열었다.
영하의 강추위에도 촛불 시민들은 시민발언과 공연 등 한시간 반 가량 진행된 시국대회를 굳건히 지켰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가 촛불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부산CBS 강동수 기자)
이날 촛불집회는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 행사를 겸했는데, 박 열사 추모 영상과 유족인 박은숙 씨가 편지 낭독을 지켜보던 중에는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박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도 촛불집회에 참석해, 건강이 크게 좋지 못한 상태에서도 어렵게 몸을 일으켜 촛불을 흔드는 모습을 연출해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박 열사의 친누나 은숙 씨는 막내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박정희 유신정권과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만큼 반역사적인 박근혜 정권의 퇴행적이고 반민주적인 시대의 안타까운 상황과 민주주의 후퇴에 통탄하는 네 모습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진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너는 지난 30년간 깊은 잠에 빠졌다가 이제 깨어난거야. 87년 6월 항쟁 이후 30년간의 꿈에서 깨어 이 촛불혁명으로 되살아난거야. 되살아남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며 흐느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금의 촛불집회를 87년 6월 항쟁에 이은 '제 2의 6월 항쟁'으로 표현하며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탄핵, 사드 배치 철회 등을 외쳤다.
부산 촛불집회 노래공연 모습. (사진=부산CBS 강동수 기자)
시국대회를 마친 저녁 7시 30분부터는 서면교차로를 지나 부산진구 가야동에 있는 한신센터뷰까지 2.3㎞를 행진한 뒤 자진 해산했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해 부산시민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