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소녀시대 서현의 첫 솔로 앨범 '돈트 세이 노'(Don't Say No)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서현이 수록곡 '매직'(Magic)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올해로 데뷔 10년차를 맞는 소녀시대의 막내 서현이 태연, 티파니, 효연에 이어 솔로 활동에 들어간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서현의 첫 솔로 앨범 '돈트 세이 노'(Don't Say No) 발매 기념 쇼케이스는 서현이 대중들 앞에 보여주고자 했던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첫 곡 '매직'(Magic)의 무대부터 강렬했다. '매직'은 중독성 있는 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소울풀한 코드, 마이너한 피아노 선율, 묵직한 808 베이스의 트랩 비트가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모던 R&B곡이다.
민소매 크롭탑과 옆이 트인 긴 스커트를 입고 나타난 서현은 백댄서들과 함께 고혹적인 춤사위를 뽐냈다. 소녀시대의 활동곡에서 들을 수 있었던 밝고 힘찬 목소리가 아니라, 긴장감이 느껴지는 성숙한 목소리가 귀를 사로잡았다.
쇼케이스 사회를 맡은 MC 박경림이 "서현 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변신을 시도했다"고 할 정도로, 데뷔 10년차의 내공으로 빚어낸 '섹시한' 무대였다.
서현은 "저희 소녀시대가 10주년이라는 게 정말 안 믿기더라. 그동안 되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 하면서 활동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런데 '그렇게 오래 됐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10년이라는 시간을 숫자로 보면 굉장히 오래돼 보이지만 저희가 느끼기에는 '에~ 아직 10년밖에 안 됐네' 이런 느낌"이라며 "10주년에 제 첫 솔로를 낸다는 게 정말 감회가 남다르고 너무나 감사한 기회"라고 밝혔다.
1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소녀시대 서현의 첫 솔로 앨범 '돈트 세이 노'(Don't Say No)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서현이 포토타임을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첫 솔로 앨범 '돈트 세이 노'는 스스로 '참여율 99.9%'를 자랑할 만큼, 서현의 손길이 구석구석 묻어 있는 작품이다. 켄지와 매튜 티슬러가 공동작곡한 타이틀곡 '돈트 세이 노'를 제외한 수록곡 6곡의 가사가 모두 서현 손에서 나왔다.
소녀시대와 태티서 활동 당시에도 '작사 꿈나무'였던 서현은 여러 번 작사 공모에 지원했으나 많이 떨어진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첫 솔로 앨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었던 그는 몇날 며칠 새면서 '목숨걸고' 가사를 썼고, 깐깐한 회사도 서현의 가사를 채택했다.
본인 경험담이 많은지 상상이 많은지를 묻는 짓궂은 질문에 서현은 "상상도 하고 경험도 물론 들어간다. 경험이 베이스가 되지만 작사 포인트는 곡에 어울리는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다. 노래를 계속 들으면 되게 어울릴 것 같은 내용이 떠오르고, 그러면 거기에 대한 제 경험을 다 꺼내고 온갖 상상을 해서 써 나갔다"고 밝혔다.
두 번째 무대는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청량한 '혼자 하는 사랑'(Lonely Love)이었다. 서현은 이 곡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고 꼽기도 했다. 사실 회사에서 기대한 서현의 솔로 모습은 이런 모습이었다는 후문이다.
서현은 "(소녀시대 활동하는) 9년 동안은 워낙 전문가 분들이 잘해주시니까 맡겼다. 여덟 명이 따로 의견을 내면 산으로 가기 때문이다. 조금 아닌 것 같아도 믿고 따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앨범은 정말 욕심이 많아서 '어떻게 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해 보자'는 맘이었다. 앨범 컨셉도 그렇고 회의를 정말 많이 했다. 여태까지 많이 노출하지 않았던 모습들이지만 그런 부분도 제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사실 저희 회사가 반대를 했다. '서현 씨는 소녀다운 게 잘 어울리는데 기타 치면서 소녀다운 걸 하면 어떻느냐'고 하더라. 저도 20대 중후반이고, 그런 컨셉은 해 봤기 때문에 보여드리지 않은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제 안에 있는 모습들을 꺼내서 공유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소녀시대 서현의 첫 솔로 앨범 '돈트 세이 노'(Don't Say No)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서현이 포토타임을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세 번째 무대는 타이틀곡 '돈트 세이 노'였다. 강렬한 붉은색 의상을 입고 등장한 서현은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면서도 매끄럽게 라이브를 해 냈다. 켄지와 매튜 티슬러가 호흡을 맞춘 '돈트 세이 노'는 펑키한 피아노 리듬과 정교한 R&B 하모니가 돋보이는 R&B 팝 댄스곡이다.
듣자마자 '이 노래가 타이틀'이라고 생각했다는 서현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수만 회장까지 설득했다고 털어놨다. '다시 만난 세계', 'Oh!' 등 소녀시대의 히트곡 제조기인 작곡가 켄지 역시 서현의 녹음본을 만족스러워했고, 서현은 "제가 표현하고 싶은 앨범 컨셉을 말씀드렸는데 제 마음을 읽은 듯이 곡을 써 줘서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선공개한 '매직', '혼자 하는 사랑', '돈트 세이 노' 외에도 90년대 팝 R&B 장르에서 영감을 얻은 에릭남과의 듀엣곡 '헬로'(Hello), 화려한 드럼 연주와 파워풀한 보컬이 인상적인 '러브&어펙션'(Love&Affection),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와 무게감 있는 피아노 연주가 매혹적인 댄스곡 '배드 러브'(Bad Love)', 간결한 리듬 위로 다이내믹한 베이스 사운드가 펼쳐지는 미디엄 템포의 '달빛'(Moonlight) 등 총 7곡이 수록돼 있다.
소녀시대 여덟, 혹은 태티서 셋이 아닌 '서현' 홀로 무대를 서야 하는 것에 대해 "대기실에 있을 때부터 느낌이 굉장히 다르더라. 항상 왁자지껄했는데 아무도 없으니 조용하고 차분해지고 (멤버들이) 약간 보고싶을 때도 있다"면서도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도 셀카를 찍어서 보냈는데 다들 되게 응원을 많이 해 줬다. '너무 예쁘다', '서현아 넌 이런 게 참 잘 어울려' 등등. 그래서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서현은 "제가 가진 감성과 저만의 음악적 색깔을 많은 대중 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게 (이번 솔로 활동의) 가장 큰 목표다. 소녀시대 막내가 아니라 서현이란 사람은 이런 음악적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소녀시대 서현의 첫 솔로 앨범 '돈트 세이 노'(Don't Say No)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서현이 수록곡 '매직'(Magic)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또한 "한 명의 가수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노래에서 가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작사에도 참여했다. '사랑'을 테마로, 많은 여성분들의 마음을 대변한 느낌으로 썼다. 남성분들은 '아, 여자가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구나' 하게끔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라는 사람의 색깔을 다시 한 번 보여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걸그룹 출신 '솔로'로서 미쓰에이 수지와 맞대결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는 "라이벌로 생각해 주시는 분들과 같이 활동할 때 오히려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예전에는 남성 아이돌이 많았다면 그렇게 (걸그룹끼리) 라이벌 구도로 해 주시는 게 걸파워가 많이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라며 "우연히 겹치게 됐는데 서로에게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현의 첫 솔로 미니앨범 '돈트 세이 노'는 오늘(16일) 밤 자정에 멜론, 지니, 네이버뮤직 등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전곡 음원 공개된다. 타이틀곡 '돈트 세이 노' 뮤직비디오도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 SMTOWN 채널 등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음반은 오는 18일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