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료사진/윤창원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정황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17일 오전 조 장관을 피의자로 소환한 것도 혐의 입증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한 문체부 직원의 컴퓨터에서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직접 개입한 증거가 발견됐다"며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복구한 문체부 직원의 컴퓨터에는 조 장관의 지시를 받고 문체부에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를 통해 문체부 관계자들의 진술도 받아냈다.
조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두 달 동안 쓰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면서 특검팀은 이 컴퓨터에선 아무런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조 장관이 정무수석으로 일할 당시 정무수석실 주도로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조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했지만, 작성 경위와 관여자에 대해선 현재까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국회 청문회에서 말을 바꿔 위증 혐의로도 고발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30일 국정조사 특위 기관보고에선 블랙리스트를 본적이 없다며 혐의를 극구 부인했었다.
특검팀은 조 장관을 불러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 특정 인사와 단체에 대한 지원을 끊도록 한 소위 블랙리스트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설계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해 대질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어떤 진술을 할지에 따라 블랙리스트 수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