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영장실질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18일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에는 하루종일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매주 수요일 아침 삼성사옥에는 계열사 사장단들이 모여 외부강의를 들으며 그룹 현안을 공유하는 '사장단회의'가 열린다.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 때부터 계속됐다는 삼성 사장단 회의는 취소되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이날 회의는 전날 오후 전격 취소됐다.
그룹 총수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날 사장단이 외부강의를 청취하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렇게 삼성사장단 회의가 취소된 것은 조준웅 특검의 수사가 있었던 지난 2009년 1월 14일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삼성그룹을 둘러싼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일로 해석됐다.
이에따라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있는 삼성 서초사옥은 아침부터 무거운 침묵속에 깊이 빠져 하루 종일 헤어나지 못했다.
미래전략실장인 최지성 부회장과 차장인 장충기 사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는 이날 아침 일찍 서초사옥에 출근해 지금까지 대기중이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영장실질 심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전원대기모드'에 들어가 있다.
최지성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는 이날 모든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두문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뮤니케이셔팀 소속 임직원들도 대부분 일손을 놓은채 대치동 특검사무실과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서초동 법원 근처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예측할수 없는 상태"라면서 "법원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법원이 여론을 의식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사태가 없기를 바란다"면서 "결과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폭풍전야와 같은 침묵만이 흐르는 삼성 사옥 내부와는 달리 삼성그룹 사옥 외부는 이날 오후 금속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집회를 갖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