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헌씨가 자신의 BMW750Li과 함께 BMW 포항서비스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김대기 기자)
고가의 외제차가 고속도로 주행 중 갑작스레 엔진이 눌러 붙어 대형사고가 발생할 뻔 했지만 차량 소유주는 보증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보상은 커녕 수리비 수천만원만 날리게 됐다.
18일 포항시 북구 용흥동의 BMW자동차 포항지역 서비스센터 앞 인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BMW의 최고급 모델이라는 750Li 차량의 곳곳에는 엔진 결함을 주장하는 글귀가 도배됐다.
2억 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차량이 명성에 걸맞지 않게 폐차 직전의 모습을 하고 서 있자 관심이 집중됐다.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차량의 소유주 김진헌(48) 씨는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을 호소할 길이 없어 차량과 함께 1인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김 씨는 "고속도로 운행중 엔진이 퍼져 생각할 때 마다 아찔하다"면서 "국내 소형차량보다 못한 최고급 BMW의 차량 엔진을 고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은 지난달 28일 울산-포항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김 씨에 따르면 울산에서 볼일을 보고 포항으로 돌아가던 중 외동휴게소를 지날 때 쯤 갑작스레 핸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
크게 놀라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이 또한 작동되지 않자 눈앞이 캄캄해 졌다.
김 씨는 "고속도로에서 주행을 하다가 핸들과 브레이크가 작동 안되는 상황을 생각해 봐라"면서 "다행히 직선 도로에서 발생한 일이라서 겨우겨우 속도를 줄이고 갓길에 차를 세울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너길에서 그런일이 생겼다면 난 아마 이 세상이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몸서리쳤다.
김 씨는 해당차량을 BMW서비스센터에 정비를 맡겼고, 정비센터로부터 엔진이 고착돼 2500만 원을 들여 수리를 해야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 씨는 "엔진오일 교환 등 정기적인 점검을 하며 차량을 잘 관리해왔는데 갑자기 엔진이 눌러붙었다"며 "보증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소비자 과실이 아닌 문제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수많은 BMW 차주를 대표하는 마음으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이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계속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서비스센터 측은 보증기간이 지나 무상 수리 등의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엔진에 이상이 있었던 모델이 아니다"면서 "엔진을 분해해 봐야 정확한 사유를 알수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엔진고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엔진 보증기간인 3년, 6만㎞를 넘겨 무상 수리가 안된다는 내용을 차량 소유주에게 전달했다"면서 "수리비의 30%를 회사에서 부담해 주는게 현재로써는 우리가 할수 있는 최선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고속도로 운행중 엔진고착이 발생한 BMW 750Li 차량은 지난 2012년 9월에 등록해 4년 3개월 동안 12만여㎞를 운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