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파출소에서 뛰어내려 방치되고 있는 A양 (사진=제주서부경찰서 제공)
경찰 조사를 받던 여중생이 파출소에서 뛰어내리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의 허술한 피조사자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여중생은 발목이 부러진 채 20분 넘게 방치됐다.
19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3시20분쯤 제주시내 파출소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A(16) 양이 파출소 2층에서 뛰어 내렸다.
당시 A양은 또래학생 10명(남학생 6명, 여학생4명)과 함께 도내 모 리조트에서 술을 마시다 경찰에 적발돼 파출소로 옮겨진 상태였다.
A양은 경찰이 다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사이 파출소 2층으로 올라가 뛰어 내렸고, 양쪽 발목이 골절된 채 25분 동안 방치됐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경찰은 외부에서 온 A양의 친구 B군이 A양을 업고 가려던 것을 보고나서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
B군은 A양 일행의 사촌관계라고 거짓말을 하다 들통 나 현장에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피조사자 관리에서 헛점을 드러냈다.
11명의 학생 중 남학생 1명이 리조트 현장에서 그대로 도주했고, 파출소에 도착한 4명의 여학생은 경찰차 문을 열고 도주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추락사건은 업소 등을 상대로 이성혼숙과 주류판매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참고인신분으로 조사를 하다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파출소 추락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는 박기남 제주서부경찰서장 (사진=문준영 기자)
경찰은 "A양이 부모에게 혼날까봐 스스로 뛰어 내린 것 같다"며 경찰의 학생 보호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학생 도주와 관련해서는 "당시 부모가 오기로 했었다"며 "강하게 쫓아가서 억지로 끌고 오거나 도망을 못 가게 강압적으로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경찰은 "당시 근무 중이던 경찰관 6명을 대상으로 복무규정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징계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A양은 복합골절 등으로 여러 차례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