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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1천마리도 안되지만… '소값 폭락 악몽'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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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처분 1천마리도 안되지만… '소값 폭락 악몽'에 전전긍긍

    불안감에 소고기 소비 줄이고 수출길도 막혀.. 농가 이중고

    구제역 백신 접종. (사진=충북도 제공)

     

    구제역 여파로 소고기 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소비는 위축되자 축산 농민들은 소값이 폭락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았던 과거 구제역 파동의 악몽을 떠올리며 울상을 짓고 있다.

    축산물유통종합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2월 1일 7만 6,236원에 판매되던 한우 등심 1등급(1㎏) 소비자가격은 10일 7만 8294원으로, 13일에는 7만 8880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돼지고기 삼겹살(1㎏) 소비자가격은 한달 전 1만 9490원에서 6일에는 1만 9730원으로 떨어지고 9일부터는 1만 7740원대로 크게 하락한 뒤 13일에는 1만 7870원까지 떨어졌다.

    구제역 여파로 소고기는 가격이 계속 오르고 돼지고기는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구제역에 대한 우려로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유통업계의 지난주 소고기 매출은 10~20% 줄고 수입산 소고기 매출은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에 대한 불안 심리로 국산 소고기를 찾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우업계와 축산농민들은 지난 2011년의 대규모 구제역 파동의 악몽을 떠올리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소고기 진열대 앞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청주시에서 200여 마리의 소를 키우는 축산농민 A씨는 "구제역 병 걸렸다는데 누가 국산 소고기를 먹겠나"며 "소비가 위축되고 소값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한 숨을 쉬었다.

    A씨는 "2011년 전국에서 발생한 구제역 파동때도 소값이 가져다 그냥 버리는 수준이었다"며 "500~600만원 하던 소값이 200~250만원으로 떨어져 당시에만 4억원을 까먹었다"고 악몽을 떠올렸다.

    "그 빚을 지금까지 갚고 있는데 소 구제역이 또 오면 농민들은 죽으란 얘기밖에 더 되냐"고 울분을 토했다.

    2010년 12월 ~ 2011년 4월까지 전국 11개 시도 75개 시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전국 6,241 농가에서 소와 돼지 등 347만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한우를 키워 출하하기까지는 보통 30개월 정도가 소요돼 출하를 앞둔 한우가 구제역에 감염돼 살처분되면 30개월 이상의 공백이 발생한다.

    이에따라 2011년처럼 대규모 살처분이 발생하면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 등이 최소 2~3년간 영향을 주게 된다. 피해에 따른 빚더미에서 해어나오는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 김영런법에다 구제역까지 터져 눈앞이 막막한 실정"이라며 "소비위축과 소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수출까지 발목이 잡힐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수출도 구제역이 발생하면 1년 이상 전면 중단되는 등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래저래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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