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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살해용의자 '베트남 여권' 소지…북한 공작원?

아시아/호주

    김정남 살해용의자 '베트남 여권' 소지…북한 공작원?

    박 대통령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시절 '대북 비선' 김정남 의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피살한 용의자 중 한 명이 붙잡혀 이 용의자의 신분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북한의 대륙간 미사일 시험발사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비등한 민감한 시점에서 살해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김정남 피살사건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 여성

     


    ◇ 체포된 여성은 베트남 국적…석연치 않은 피살사건

    지금까지 북한공작원의 소행으로 알려졌는데 이 용의자가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 이 여인의 정확한 신분과 다른 용의자들의 신분에 대해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15일 말레이시아 당국에 따르면, 현지 경찰에 붙잡힌 여성은 1988년생이며 체포당시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이라는 이름이 기재된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경찰은 이 여인이 'LOL'이라고 적힌 흰 티셔츠에 짧은 치마를 입은 모습이 CCTV에 잡혀 얼굴이 공개됐던 그 여성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이 북한 및 베트남 외교관들과 함께 이 여성이 베트남 국적자가 맞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정남 독살 범인으로 북한 공작원 소행으로 알려졌으나 용의자 중 한 명인 이 여인이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 이 여인의 국적세탁 여부 등에 대해 현지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 여인의 국적이 베트남이 맞다면 '왜? 그리고 누구의 지시로?' 김정남을 독살했는지에 대해 의혹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여인이 왜 살해한 뒤 곧바로 말레이시아를 벗어나지 않았는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이 여인은 사건 직후 도주해 현지 호텔에 머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왜 말레이시아를 벗어나지 않았고 이틀만에 또 다시 사건현장에 나타났는지 그 이유도 석연치 않다.

    물론 이 여인이 여객기를 타고 베트남으로 출국하려고 했다고 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이 삼엄하게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다시 나타났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 텔레그라프가 말레이시아 경찰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검거된 용의자는 김정남을 뒤에 붙잡는 역할을 맡았고 다른 여성 1명이 독극물이 든 스프레이를 뿌렸다. 경찰은 스프레이를 뿌린 여성 1명을 비롯해 4명의 남성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도주한 여성의 국적이 북한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북한 공작원이 국적을 세탁했거나 위조 여권을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왜 지금 살해했을까?…그리고 돌아서 '박근혜 정권'

    북한이 대륙간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비등하고 있는 이 시점에 김정남을 살해했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물론 이병호 국정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5년 전부터 '살해지시(standing order)'가 집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이복형인 김정남에 대한 살해지시를 왜 내렸을까.

    일본 교도통신은 이복형제의 반목과 수많은 수수께끼 중에서 한국의 박근혜 정권과 김정남 씨와의 숨겨진 관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사건이 '비선'이 표면화된 직후에 일어났다고 전했다.

    "위원장님. 더운 날씨에도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편지를 보낸 날짜는 2005년 7월. '위원장'은 당시 건재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보낸 사람은 당시 한국의 야당인 한나라당(현 여당·자유한국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다.

    교도통신은 박 대통령이 2002년 한국 주재 EU(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산하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의 이름으로 방북, 김 위원장과 회담한지 3년 후 편지를 보내 재단 사업의 평양 개최 등을 요구했는데 이 편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 사람이 김정남이었다고 주간경향을 인용해 보도했다.

    편지는 재단 이사장이 베이징에서 김정남에 건넸고 김정남은 고모부 장성택(2013년 처형)을 통해 김 국방위원장에 건넸다고 통신은 전했다. 박 대통령과 재단에 있어 김정남은 '대북 비선'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이에따라 박 대통령과의 대결 자세를 선명히 하고 장성택의 숙청도 단행한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남을 '남측 앞잡이'라고 적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상황과 함께 김정남의 망명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일성 일가의 직계인물이 한국으로 망명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북한의 권위가 크게 훼손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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