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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불확실성 커지는데 당국은 '속수무책'

경제정책

    외환시장 불확실성 커지는데 당국은 '속수무책'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미국 우선을 표방한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 압박을 강화하면서 최근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당국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말 1200원대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40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실물경제와 무관하게 달러화가 고평가 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세계 외환시장은 실물 경제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과 신행정부의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달러화 가치가 강세와 약세의 양 극단을 오가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 외환시장도 트럼프 불확실성에 좌우되면서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의 하루 변동폭이 0.7% 안팎에 이른다.

    문제는 미일 정상회담 이후 수출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품목이 많은 일본의 엔화에 비해서도 원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가 더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일 정상회담 이후 원엔 환율은 1년여 만에 최근 천원대가 깨지기도 했다. 미일 두나라 정상이 회담을 통해 강력한 우의를 과시하면서 일본에 대한 트럼프의 환율 압박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한국, 중국, 독일 등과 함께 일본의 환율이 과도하게 저평가 돼 있다고 공격해 왔다. 일본은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선물 보따리를 제공함으로써 트럼프의 환심을 얻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의 경우처럼 대미무역 흑자국에 대한 환율 압박을 통해 경제적 실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과거 플러자 협정 때처럼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정미영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을 대하는 방식을 보더라도 환율조정을 직접적인 목표로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미 당국자들도 알 것"이라며 "결국 이를 통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목적을 이끌어내는 그런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환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혀끝에서 춤추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당국은 사실상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섣뿔리 시장에 개입했다가는 미국이 오는 4월 발표하는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 제품 보호를 명분으로 새로 재정한 무역 촉진법에 따라 대미무역흑자 200억 달러 이상,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의 조건에 해당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무역협정이나 대외원조 등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일본처럼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것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으로 경제주체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

    원·달러에다 원·엔 환율마져 떨어지는 상황에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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