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 4명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말레이시아 현지의 최대 중문 매체 성주(星洲)일보는 18일 CCTV에 찍힌 남성 4명의 사진을 공개하며 이들이 김정남 암살 용의자라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아울러 이들 남성에 대해 전국 수배령을 내렸다.
성주일보에 따르면 이들 중 베이지색 모자를 쓰고 있는 한 명은 경찰이 17일 밤 체포한 북한 여권 소지 남성 용의자와 외모가 흡사하다. 경찰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이 남성은 또 체포된 베트남 국적 여성 용의자 도안 티 흐엉(29)과 함께 사건 현장인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목격됐으며, 공항에서 김정남이 공격당하는 순간을 지켜봤다.
또 50대 추정 남성 2명과 30대로 보이는 남성 1명은 당시 공항 내 '헤리티지 룸'이라는 곳에 있었다고 성주일보는 전했다.
CCTV 화면상으로는 도안 티 흐엉과 검정 모자를 쓴 남성이 함께 공항에 들어와 현장에서 김정남을 기다렸으며 도안 티 흐엉이 뒤에서 김정남의 목을 잡고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리자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가 김정남 얼굴에 독액 스프레이를 뿌렸다.
검정 모자 남성은 현장에서 두 여성 용의자가 김정남 습격을 실행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고 습격이 끝난 직후 도안 티 흐엉과 함께 현장을 벗어나 헤리티지 룸에서 파란색 셔츠를 입은 50대 남성과 만났다.
이후 이들 용의자가 헤리티지에 집결, 1번 테이블에 앉아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흰색 가방을 넘겨주고 가는 등의 장면이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은 전날 북한 여권을 소지한 남성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이 남성은 도안 티 흐엉과 시티 아이샤 등 여성 2명에게 범행을 실행시킨 것으로 파악된 남성 4명 가운데 한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경찰 당국은 이 남성이 김정남 암살을 실행한 주모자이자 공작원인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레이시아 중문 매체 중국보는 전했다.
여성 용의자들은 김정남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거나 다른 사람 지시로 범행에 나섰다는 진술을 해 남성 용의자 4명이 사건 배후를 캐는 데 핵심 열쇠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이 남성의 체포로 경찰은 이번 암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중요한 증거와 실마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도주 중인 남성 3명을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