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20일 특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 전 비서관의 이날 출석은 특검의 소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11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검찰 조사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안 전 비서관은 헌법재판소의 세 차례에 걸친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날 오후 1시 55분 출석한 안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 비선 진료진 출입시켰냐'에는 대답이 없다가 '청와대 출입관리가 담당업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예"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최순실에 대해 아냐', '경찰 인사 개입했다는 의혹은 어떻게 생각하냐', '헌법재판소 출석은 왜 안했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담당 업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국정농단 관계자들과 마찬가지로 인정하면서도, '비선실세' 최순실씨와의 관계나 국정농단 연루 의혹 등에 대해서는 선을 긋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검은 안 전 비서관을 상대로 '청와대 비선진료' 의혹을 받는 김영재 원장과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등이 보안손님으로 청와대 출입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최씨와 가까운 일명 '주사아줌마' 등이 청와대를 출입하며 박 대통령에게 각종 주사시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 안 전 비서관이 이들의 출입도 도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전 비서관은 제2부속비서관 시절 최씨가 이영선 제2부속실 행정관의 차를 타고 자유롭게 청와대를 출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 행정관은 안 전 비서관의 고교 후배로 '최순실 의상실' 동영상에서 휴대전화를 자신의 옷에 닦아 최씨에게 건넸던 인물이다.
이밖에 안 전 비서관은 경찰 고위직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5년 경찰 제복 교체 과정에서 강신명 전 청장을 움직여 최씨의 지인이 운영하고 있는 섬유 회사에 이권을 주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공무상 비밀문서 47건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박근혜 대통령을 20여년간 가까이서 보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