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스토리가 라니에리 감독 경질과 함께 막을 내렸다. (사진=ESPN 영상 캡처)
2016년 5월3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는 마치 동화 같은 스토리가 팬들을 감동시켰다. 불과 2년 전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은, 8부리그에서 시작한 공격수 제이미 바디 등 외인구단을 앞세운 레스터 시티가 정상에 오른 것.
하지만 달콤한 꿈에서 깨어났다.
레스터 시티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5승6무14패 승점 21점을 기록, 20개 팀 가운데 17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5연패다. 프리미어리그(풋볼리그 포함) 챔피언이 다음 시즌 5연패를 당한 것은 1956년 3월 첼시 이후 처음이다.
결국 레스터 시티는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끈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확정 후 정확히 298일 만에 라니에리 감독이 써내려온 동화는 막을 내렸다.
레스터 시티는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 7월 부임한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 시즌 133년 구단 역사상 최고 영광을 가져왔다. 의문의 여지가 없는 레스터 시티 최고의 감독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결과가 좋지 않아 강등권 근처에 머물고 있다. 리더십에 변화가 있어야겠다는 판단에 라니에리 감독과 작별한다"고 전했다.
라니에리 감독도 일찌감치 동화의 끝을 예상하고 있었다. 은골로 캉테(첼시) 등 주축 선수 몇몇이 빅클럽으로 이적했고, 전력 보강은 적었다. 1차 목표도 프리미어리그 잔류였을 정도.
하지만 25라운드까지 강등권 바로 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라니에리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아이야와트 스리바다나프라바 부사장은 "라니에리는 최고의 업적을 남겼다. 그의 따뜻함, 카리스마가 구단에 대한 편견을 바꿨고, 또 세계적인 수준으로 바꿔놓았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지난 시즌 성적이 재현될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1차 목표였다. 하지만 마지막 13경기를 통해 살아남으려면 변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