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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100만원으로 1조원을? 최순실과 마이바흐

사회 일반

    [훅!뉴스] 100만원으로 1조원을? 최순실과 마이바흐

    최순실, 1조원 규모 '송도 마이바흐 프로젝트' 개입 의혹

     

    -개발사는 자본금 100만 원 신설법인
    -최순실 오랜 동업자 윤영식 씨 개입
    -인천경제청 "협의없이 일방적 발표"
    -개발사 "인천시 전폭적인 협조받아"
    -독일교포 "윤영식, 청와대 자주방문"
    -"윤영식 부친과 최순실은 30년지기"
    -"최순실 지시받고 유정복시장 만나"
    -최순실 게이트 터진 이후 사업 좌초

    ■ 생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
    ■ SNS 참여 : 페이스북[클릭]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의 코너, 뉴스의 이면을 훅 파고드는 훅뉴스 시간, 권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 훅뉴스 아이템은 뭔가요?

    ◆ 권민철> 오늘 주제, 준비된 방송 뉴스 듣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소식입니다. 독일의 마이바흐사가 마이바흐 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한국 론칭을 시작합니다. 마이바흐사와 총판 독점 계약을 맺은 마이바흐 코리아는 앞으로 송도 국제도시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독일 회사와 한국회사가 송도 신도시에 1조 원을 투자한다? 이런 뉴스가 있었나요?

    ◆ 권민철> 마이바흐라는 독일회사. 마이바흐 하면 이건희 삼성회장이 가장 좋아한다는 자동차입니다. 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죠. 보통 1대에 2~3억 원. 이 럭셔리 브랜드 마아바흐 이름을 단 초고층 빌딩이 인천 송도에 건설된다는 지난해 여름 지역 방송 보도 내용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사업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 권민철> 앞서 방송뉴스가 '첫소식'이라고 보도한 거 보더라도 당시 지역 언론에 대서특필된 사업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사업 역시 최순실이 개입한 의혹이 일고 있어서, 오늘은 이 문제 파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저는 처음 듣는 내용인데, 세계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이름을 딴 프로젝트에 최순실이 개입했다? 우선 이 사업 어떤 사업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 권민철> 이 사업의 명칭은 '마이바흐 비즈니스 타운' 프로젝트. 송도 신도시 내 7공구 부지에 40층 짜리 건물을 짓고 그 안에 호텔과 쇼핑몰, 자동차 박물관을 들이는 사업인데, 더 눈에 띄는 건 K팝 스튜디오, 한류문화 공간 등도 조성한다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K팝 스튜디오, 한류문화 공간이라면 최순실의 단골 사업 아이템이잖아요?

    ◆ 권민철> 벌써부터 최순실의 체취가 느껴지죠. 이 이야기는 뒤에 자세히 다루고,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곳은 독일의 '마이바흐 아이콘스 오브 럭셔리'라는 회사와 MBK라는 한국회사입니다. 계약은 지난해 7월에 체결됐습니다. 마아바흐 회사의 대표 (볼프강 데렌)의 당시 방송 인터뷰 들어보시죠.

    "이번 계약에 우리의 큰 미래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을 아시아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 김현정> 회사 이름이 '마이바흐'가 아니고 '마이바흐 아이콘스 오브 럭셔리'라구요? 그건 왜 그래요?

    ◆ 권민철> 이 회사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고, 마이바흐 브랜드를 단 다른 제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마이바흐 계열사로 보면 되겠습니다. 주로 가방 등 피혁제품과 선글래스, 장신구, 악서세리 등 럭셔리 제품 취급합니다.

    작년 7월 인천 송도동 155-1번지 일대에 조성하겠다고 발표된 '마이바흐 미즈니스 타운' 조감도. (사진=MBK 캡처)

     

    ◇ 김현정> 그래서 회사 이름에 ‘아이콘스 오브 럭셔리’(icons of luxury; 럭셔리의 상징)이 붙었다? 독일 측 회사는 이제 알겠고, 한국측 회사는 어떤 회사죠?

    ◆ 권민철> MBK(마이바흐 코리아)는 인천의 신생 부동산 회사가 자본금 100만 원으로 만든 회사인데, 해당 계약이 체결되기 직전에 설립된 회사입니다. 100만 원짜리 회사가 1조 원짜리 프로젝트를 하려고 한 거부터가 좀 이상하죠.

    ◇ 김현정> 이 계약이 지난해 7월에 체결됐다고요? 그러면 이후 사업은 실제로 진행됐나요?

    ◆ 권민철> 건물 짓기로 한 부지에는 현재 다른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마이바흐 프로젝트는 사전에 부지 관리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의도 거치지 않았고, 대체 부지를 찾아야 하는 지금도 아무 협의가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입니다.

    "이 보도 내용 중에 있었던 대상 부지가 다른 사업이 추진됐고, 저희와 협의 안 된 상태에서 언론에 내용을 뿌렸고. 그 이후로도 전혀 진행되고 있는 게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계약서까지 체결하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도 되고 했는데, 관청과 협의 없이 그럴 수 있나요?

    ◆ 권민철> 그게 의문투성입니다. 제가 이 사업에 최순실 그림자가 아른거린다고 했는데, 바로 이 대목입니다.

    ◇ 김현정> 그럼 본격적으로 보죠. 최순실이 이 사업에 어떻게 개입됐다는 건가요?

    ◆ 권민철> 우선 이 사업에 최순실의 독일 집사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윤(윤영식)이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MBK 관계자의 이야기입니다

    "데이비드 윤도 사실상 저희랑 연락이 안돼서 저희도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독일 마이바흐 사도 데이비드 윤하고 지금 연락이 안되고 있다고 메시지가 오는 상황이고요. 계약서 체결할 때도 데이비드 윤이 왔었습니다."

    ◇ 김현정> 데이비드 윤이라면, 최순실 게이트 때 한 두번 들어봤던 이름인 거 같은데, 정확히 누구이고 뭐하는 사람이죠?

    ◆ 권민철> 이 사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독일 교민들에게 수소문 해봤는데, 교민들은 그를 한국이름 '윤영식'으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윤 씨는 파독 광부 2세의 아들로 독일국적 사업가인데 최순실과 독일서 오래 전부터 동업을 해왔다고 합니다. 한 교포의 이야기입니다.

    교포: 영식이도 순실이하고 명품 많이 (국내로) 가지고 들어가기도 하고 여기서 명품 가게 냈다가 치우기도하고 그랬어요. 7~8년 전부터.
    기자: 명품은 뭘 말해요?
    교포: 프라다, 구찌, 페라가모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명품 많잖아요?

    ◇ 김현정> 오래 전부터 명품 관련 동업을 했었군요?

    ◆ 권민철> 이번 마이바흐 회사도 결국은 명품 회사니까 연속성이 있는 거 같죠. 이렇게 오랜 동업관계에서 비롯된 친분 관계 때문인지 데이비드 윤은 최근에는 청와대에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도 들어보죠.

    "자기가 무슨 청와대에 들어가고 나오고 할 수 있다 그러고.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소리도 하고 해서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혼자 생각도 했어요."

    ◇ 김현정> 이 분이 데이비드 윤과 가까운 사람인가 보네요?

    ◆ 권민철> 아주 가깝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터지기 전에는 자주 봤다는데, 작년 연말 이후 윤씨가 종적을 감춘 이후부턴 연락이 안된다고 합니다. 사실 7~8년 전부터 동업을 해왔다지만, 관계는 더 오래됐습니다.

    ◇ 김현정> 얼마나요?

    ◆ 권민철> 이 사람의 아버지가 아까 파독 광부라고 했는데, 이름이 윤남수씨. 윤씨는 재독한인회장을 지낸 분인데, 이 사람이 최순실과 30년 지기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다른 독일교포의 이야기 들어보죠.

    기자: 윤남수 씨하고 최순실 씨는 얼마나 가까워요?
    교포: 옛날부터 한 30년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온 관계죠.

    ◇ 김현정> 데이비드 윤과 최순실이 2대에 걸쳐 연결이 된 거네요. 두 사람이 아주 가깝다는 건 알겠는데, 이 두 사람이 마이바흐와는 또 어떻게 연결된 거죠?

    ◆ 권민철> 그걸 알아보기 위해 마이바흐 쪽에 저희가 질문지를 이메일로 보내봤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무 회신도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두 사람과 바이마흐가 승마로 연결됐을 거라는 추론은 가능할 거 같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도 승마 이야기가 나오나요?

    ◆ 권민철> 마이바흐 회사가 취급하는 품목 가운데 최고급 마장 마술 용품이 있습니다. 가령 이 회사가 만든 굴레 (말 머리에 씌우는 고삐 등의 장비) 1개에 240만 원. 안장 보관함도 458만 원이나 됩니다. 독일에서 승마하던 정유라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이바흐쪽과 거래했을 개연성이 있어 보이죠. 공교롭게도 최순실이 서울에서 타고 다녔던 자동차도 마이바흐라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 송도의 마이바흐 프로젝트에 최순실이 개입했다고 볼 수는 없잖아요?

    ◆ 권민철> 여기서 부터가 중요한 대목입니다. 아까 인천자유경제청에선 이 프로젝트 자체를 모른다고 했잖아요. 사실 이런 1조 원짜리 사업이 해당관청의 허가, 승인, 부지제공 등과 관련한 협의나 협조 없이 언론에 공개부터 되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더욱이 당시 해당 부지에 다른 사업이 추진되는 상황이라 더더욱 그렇죠. 따라서 누군가 뒤를 봐줬기에 계약까지 체결된 거 아니냐는 겁니다. 실제로 마이바흐 홈페이지에 가보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사업이 인천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 김현정> 홈페이지에 그런 것도 적혀 있던가요?

    ◆ 권민철> 홈페이지에 회사와 관련된 뉴스 리스트 가운데 두 번째로 배치된 기사. 그런데 저희가 이 회사 쪽에 이메일로 질의한 이후 이 뉴스가 사라졌습니다.

    마이바흐측은 최근까지도 "이 프로젝트가 인천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위) 그러나 CBS 취재 이후 해당 게시물을 삭제해 지금은 다른 내용이 게시돼 있다.(아래) (사진=Maybach Icons of Luxury 캡처)

     

    ◇ 김현정> 독일 본사에 질의한 이후에 뉴스가 사라졌다?

    ◆ 권민철> 아마도 삭제한 거 같습니다. 저희가 다행히 사라지기 전 모습을 캡쳐했는데, 이건 저희 노컷뉴스 홈페이지에 공개할테니 한번 보시고요. 이 사업이 인천시의 지원을 받았다는 또 다른 흔적도 있습니다. 작년 계약 체결 당시 한국측 회사 MBK 대표 김모씨가 지역 케이블 방송과 한 인터뷰를 저희가 어렵게 찾아냈습니다. 이 부분도 들어보죠.

    "마이바흐 타워와 빌리지 건설을 위해서 시와 잘 협조하고 해서 2년 정도 시간이 있기 때문에 잘 추진하겠습니다."

    최순실과 데이비드윤의 모습. 작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찍은 사진으로 왼쪽에서 두 번째가 데이비드윤이며 그 옆이 최순실이다. (사진=중앙일보 제공)

     

    ◇ 김현정> 사업을 추진한 독일회사(마이바흐)과 한국회사(MBK) 모두 인천시의 협조를 받고 있다고 한 거네요? 하지만 결국 사업은 좌초 된 거잖아요?

    ◆ 권민철> 그건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서겠죠.

    ◇ 김현정> 최순실 게이트가 안 터졌다면 아마 사업이 진행됐을 거다? 그렇다면 두 회사가 말하는 시의 협조라는 건 누구의 협조를 말하는 거죠?

    ◆ 권민철> 그 부분은 끝내 확인은 안됐습니다. 하지만 유정복 시장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왜 유정복 시장을 의심한다는 거에요?

    ◆ 권민철> 유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으로 안종범 전 수석과도 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최순실 게이트 때도 몇 차례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 김현정> K스포츠 재단 사업, 부영건설 사업, 차움병원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는 얘기가 있었죠.

    ◆ 권민철> 최순실 주변인도 최순실씨 지시를 받고 유 시장을 만난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5대 거점 체육시설 알아보라고 했을 때도 인천에 이야기 해놨으니까 가면 된다고 했을 때도 유정복 시장에게 가서 이야기도 하고 그랬던 것도 있고요."

    ◇ 김현정> 최순실과 유정복 시장간 커넥션이 있다는 거네요?

    ◆ 권민철> 마이바흐 사업이 실무자 건너뛰고 고공에서 진행된 게 바로 이 때문 아니냐는 거죠.

    ◇ 김현정> 인천시 해명도 들어봤나요?

    ◆ 권민철> 인천시 입장은 마이바흐 프로젝트에 유 시장이 간여한 일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 김현정> 이 사업이 최순실 게이트로 좌초됐는데, 만약 최순실 게이트가 안 터졌다면 어땠을까요?

    ◆ 권민철> 투자자들이 이득을 봤겠지. 또 1조 원짜리 사업을 기획한, 최순실 같은 사람들도 큰 부를 쌓았을 거고요.

    ◇ 김현정> 이 사업이 실패한 사업이기 때문에 그 동안 주목을 받지 못한 거 같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최순실이 노렸던 사업이 대체 얼마나 많았을까 싶습니다.

    ◆ 권민철> 특히 이번 사업은 그동안 최순실 사업과는 유형이 아주 달라서요 그 부분에서도 의미를 발견하셨으면 합니다.

    ◇ 김현정> 만약 특검 활동이 연장된다면 이 부분 또한 들여다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다룬 내용이 특검 연장의 또 다른 이유가 되길 바라면서, 오늘 훅뉴스 마치겠습니다. 끝.

    ▲취재도움 : 오윤재(중앙대 영문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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