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 혐의를 받고있는 강정호 선수에게 3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도주한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 강정호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강씨는 이번 선고로 거주 이동의 제약이 없어졌다. 소속팀의 스프링캠프 참가에는 일단 파란불이 켜진 셈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3일 강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음주운전은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사고가 날 경우 전혀 무관한 일반 시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험을 가할 수 있어 잠재적으로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씨는 벌써 두번이나 벌금형 처벌을 받았는데 또 다시 음주운전을 했고, 교통사고까지 난 데다 별다른 조치없이 현장을 이탈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벌금형 선고로는 더 이상 형벌이 경고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판사는 "다만 강씨가 범죄를 인정하고 있고 교통사고 발생 피해자들과 다 합의해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 등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강씨를 대신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경찰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친구 유모씨에겐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강씨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죄송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만 말한 뒤 법원을 떠났다.
앞서 강씨는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아무런 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음주운전 등)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4%로,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에서 운전한 것으로 조사났다.
사고가 난 뒤 강씨는 곧바로 숙소로 도망쳤고, 차량에 동승했던 친구 유모씨는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강씨는 2009년 8월에 음주단속에 적발된 데 이어 2011년 5월에는 음주운전으로 사고까지 낸 바 있다. 이번 사고로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강 씨의 면허는 취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강 씨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강씨에게 벌금 1500만원, 그의 친구 유모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