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집 앞에 몰려든 보수단체 회원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박영수 특검은 수사기간이 만료되면 자결하라!"
지난달 24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박영수 특별검사 자택 앞에 극우단체 회원 5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몰려들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를 들고 '응징'하겠다며 박 특검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특검이 끝나면 '민간인'이다. 태극기 부대는 어디에나 있다"며 "이 XXX은 제가 꼭 응징한다"고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박 특검의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에 불을 지르는 '화형식'까지 자행됐다.
꽹가리를 치며 '특검해체', '강압수사', '인민재판' 등의 구호를 외친 이들의 집회는 3시간 가량 이어졌다.
토요일인 다음날 오후에도 이들의 집회는 계속됐고, 특검 수사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에는 태극기를 든 보수단체가 자택 앞 도로에서 행진도 벌였다.
결국 폭력적인 구호와 살해 위협까지 난무한 집회로 충격을 받은 박 특검의 부인이 혼절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박 특검 측 관계자는 "박 특검 부인이 집 앞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화형식까지 벌어진 집회를 보고 혼절했다"고 설명했다.
특검 관계자도 "지병을 앓고 있던 박 특검 부인이 (집회로 인해) 스트레스까지 받으면서 결국 쓰러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박 특검 부인이 외국으로 잠시 나가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영수 특검 사진에 불을 붙여 화형식 까지 자행한 보수단체 회원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박 특검은 지난 2015년 60대 남성에게 흉기로 습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 박 특검의 가족들은 이들의 폭력적 집회로 과거의 충격이 되살아나 더 큰 상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과 경찰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박 특검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한편 장기정 대표와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 박찬성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 4명을 상대로 법원에 '집회 및 시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찰도 이들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고, 테러방지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이들 단체는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경찰이 박 특검 자택 인근을 경계하면서부터다.
박 특검 자택 인근의 한 주민은 지난 7일 오후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지난달 24일 집회 때는 정말 무섭고 시끄러웠다"며 "경찰이 주변을 항상 순찰하면서부터 탄핵 반대 집회가 사라져 정말 다행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하고 있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자택과 평소 이용하는 미용실 주소를 추가로 공개해 '테러'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