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장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직원들에게 인사받으며 대강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 선고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하면서 화합과 상생을 바랐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사흘 만이다.
이 권한대행은 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며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냈다"며, "통치구조의 위기 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권한대행은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는 한비자의 말을 인용하며 "고전 한 소절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 뿐아니라 파면 결정이후에도 계속되는 국론 분열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단체들로부터 신변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이 권한대행은 물론 다른 재판관들도 당분간 최고 수준의 경호가 유지된다.
선고 직전과 마찬가지로 경찰이 재판관들을 24시간 근접 경호하고, 자택 주변에 대한 순찰도 강화된다.
이 권한대행 퇴임으로, 가장 선임인 김이수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