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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평창올림픽 5G 향연으로…눈 탓에 시연 무산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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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평창올림픽 5G 향연으로…눈 탓에 시연 무산되기도

    자율주행차 눈길에 흔들리고 드론은 눈 때문에 못 떠
    "평창올림픽은 겨울에 열리는데…"



    14일 서울에서 버스로 약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강원도 평창에는 거리 곳곳에 설치된 나라별 국기들과 높다란 스키점프대, 눈덮인 산에 펼쳐진 경기장 등이 1년 뒤 펼쳐질 올림픽에 대한 설렘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올림픽은 개최국으로서의 명예와 자부심을 떠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경연장으로 불릴 만큼, 최첨단 신기술들을 스포츠와 결합함으로써 국가 위상을 드러내는 기회가 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한 '과학기술 올림픽', 2010 벤쿠버동계올림픽은 공유와 참여를 내세운 '트위터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은 SNS를 통한 쌍방향 '소셜 올림픽',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맞춤형 서비스와 정보 중심의 올림픽을 표방했다.

    내년 평창 올림픽은 '세계 최초 5G 올림픽'이다. 이는 국내 이동통신사인 KT가 주도해오고 있다.

    KT 네트워크부문 오성목 사장이 기자간담회 진행 중 휴대폰으로 보여지는 가상의 성화와 성화봉이 합쳐지는 장면을 연출하며 MR 성화봉송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KT 제공)

     

    ◇ VR에 AR 더한 'VR 웍스루' 성화봉송에 적용…이동하며 직접 만지고 체험 가능

    이날 KT는 황창규 회장의 '5G 평창올림픽 비전 선언' 1000일을 맞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준비해온 각종 5G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KT는 이번 행사에서 자사가 새롭게 개발한 5G 기반의 융복합 이동형 가상현실(VR) 서비스인 'VR 웍스루'(Virtual Reality Walk Through)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KT는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에 VR 웍스루를 적용했다. 이용자의 위치와 동작을 실시간 감지하는 '트래킹 센서'가 부착된 장갑과 신발을 착용한 뒤 VR 고글(VR HMD)을 쓰면 스키점프대 꼭대기에서 경기장을 내려다보인다.

    두 발밑에는 아찔한 경사의 점프대가 펼쳐지고, 아래 계단에서 한 선수가 그리스에서부터 평창 올림픽 경기장까지 이어진 성화를 들고 올라온다. 이를 점프대 위에서 넘겨받으면 몸이 기울여지며 출발, 바람을 가르지르며 질주한다.

    성화를 마치고 성화봉을 내려놓을 때도 '덜컹'하는 소리가 난다. 만약 제대로 통에 넣지 못하면 화면에도 바닥에 떨어진 성화봉이 그대로 보인다.

    올림픽 시작을 알리는 타종을 울리기 위해 걷노라면, 이곳이 빙판 위라는 실감이 날 정도로 두 다리가 흔들린다. 그리고 화면 가운데 있는 줄을 잡기 위해 손을 뻗는다. 이 줄은 실제로도 눈 앞에 있는 줄이다. 이를 두 손으로 잡고 힘껏 당겼더니 종이 힘차게 몸을 흠들면서 겨울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하늘에서는 폭죽이 터지고 주변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이처럼 VR 웍스루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결합해 체험자가 걸어 다니면서 가상의 객체를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차세대 VR 서비스다. 고정된 위치에서 360도로 둘러만 볼 수 있었던 기존 VR 서비스에서 한단계 더 진화한 셈이다.

    자율주행 기능으로 양손이 자유로운 5G버스 운전자가 자율주행 드론이 배송하는 물품을 수령하는 모습 (사진=KT 제공)

     

    ◇ 무산된 5G 자율주행 버스서 드론 택배 수령…"갑작스런 눈탓이라지만…"

    KT는 5G 테스트 네트워크에 기반한 '자율주행 5G 버스'도 시연했다. '자율주행'에 걸맞게 5G 버스 운전자는 운전대를 놓았고, KT로고가 적힌 빨간 버스는 혼자서 평창올림픽 경기장을 달렸다.

    차량관제센터와 5G로 연결된 자율주행 5G 버스는 전면 유리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재 속도와 주변 위험요소, 차간 간격 등이 표시된다. 이에 따라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자도 각종 위험요소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차량 등 장애물이 나타나면 위치정보를 최소한의 지연으로 공유받아 충돌을 방지했다.

    또 특수 안경 없이도 3D 화면을 시청할 수 있는 '초다시점 인터랙티브 시스템'을 버스 내부에 설치했다. 초고용량의 미디어를 5G를 통해 실시간 전송하고 3D로 변환할 수도 있어 다양한 각도와 입체감 있는 경기도 즐길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아직 숙제는 남아있었다. 이날 평창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찬바람이 불면서 길은 얼어붙은 상태에서 차가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고 설 때, 차가 심하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시연 차량 내부가 좁아 차 안에 서있던 일부 취재진과 홍보담당자들의 몸이 급격히 쏠리거나 주저 앉을 정도였다.

    또 KT는 이날 자율주행 5G 버스가 이동하면서, 손이 자유로운 운전자가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자율주행 드론으로 배달 물건을 받는 서비스를 선보이려 했지만 이또한 무산됐다.

    시연 당시에 평창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드론 자체가 공중에 뜨지 못한 것이다.

    KT관계자는 "날이 맑을 땐 잘 됐었는데 눈이 너무 많이 왔다. 날씨의 영향이 크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내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시점도 '겨울'이다. 겨울에는 찬바람이 많이 불고 눈도 많이 내린다. 강원도는 더욱 그렇다. 날씨 탓으로 돌라기보단 과제 해결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에 적용된 KT의 '옴니포인트뷰'. KT는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곳곳에 5G 통신모듈을 연결한 카메라를 설치해 모바일 앱에서 원하는 선수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김연지 기자)

     

    ◇ KT, 평창 리허설에서 5G 네트워크 및 실감 서비스 합격점

    KT는 내년 평창 올림픽의 실전 리허설격인 '헬로 평창'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은 4대 실감 서비스도 선보였다. ▲싱크뷰(Sync View)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Interactive Time Slice) ▲360도 VR 라이브(360° VR Live) ▲옴니포인트뷰(Omni Point View)가 1년 뒤 선보일 채비를 모두 마쳤음을 증명했다.

    총 100대의 카메라가 투입돼 경기중인 선수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360도 VR 라이브'와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는 지난달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도 적용한 바 있다.

    특히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점프하는 순간,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기술로 촬영하고 다양한 각도의 영상이 생방송으로 전송돼 시청자들이 보다 실감나게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경기장면뿐만 아니라 선수 대기실 모습부터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순간, 또 경기를 마친 뒤 점수가 발표되는 키스앤 크라이존 모습까지 시청자가 원하는 방향에서 선수의 표정과 경기장 분위기 모두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옴니포인트뷰'도 지난달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에 적용됐다. KT는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곳곳에 5G 통신모듈을 연결한 카메라를 설치해 모바일 앱에서 원하는 선수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KT가 자체 개발한 '옴니뷰'라는 앱을 통해 평창올림픽 지도 등 실제와 똑같은 경기장 모습과 어디서 어떤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지, 각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누구인지, 응원하는 선수 앞뒤에는 누가 있는지, 경력과 최고 성적은 어떤지 등 '나만의 평창올림픽'을 즐길 수 있다.

    또 이 서비스는 5G망이 꼭 깔려있지 않아도 와이파이나 LTE서비스로 이용가능해, 전 세계인들이 각종 평창 올림픽 정보를 한 눈에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1인칭 시점의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싱크뷰'는 오는 사흘 뒤부터 12일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진행될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트레이닝 데이에 시범적으로 적용된다.

    KT 네트워크부문 오성목 사장은 "KT는 평창올림픽을 보다 실감나고 즐거운 축제로 만들기 위해 세계 최초 5G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5G 기반의 놀라운 서비스를 선보여 ICT 강국, 한국의 위상을 다시금 높이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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