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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시신 北에 인도되나…영구미제 가능성 제기

통일/북한

    김정남 시신 北에 인도되나…영구미제 가능성 제기

    사진=SBS 제공

     

    김정남 암살 사건이 발생 한 달을 넘기고도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영구미제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14일 기자들을 만나 김정남의 시신을 방부처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시신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시신 방부처리가 북한내 억류자 귀환을 위한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공식 회담이 임박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에 시신을 인도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시신 방부처리가 항공기를 통한 시신 해외운송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11일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가족들과 면담한 뒤 "수일 내 북한과 공식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북한에 억류된 말레이인들을 데려오기 위한 작업이 다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협상 의지를 보인 말레이가 자국에 남아있는 북한 국적 용의자들의 조사 후 출국 허용 등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말레이가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9명의 조기송환을 요청하면, 북한은 말레이시아 측에 1000여명에 달하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주민의 출국금지 해제와 북한대사관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 현광성 2등서기관과 김욱일 고려항공 직원의 귀국 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신경작용제 VX 유입 경로 등을 밝히기 위한 조사 노력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김정남 피살 사건이 무수한 의혹만 남기고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

    특히 김정남의 시신 마저 북측에 인도될 경우 북한은 이번 암살 사건에 대한 말레이 당국의 수사 결과를 뒤엎으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김정남이 심장발작으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해 온 북한이 시신을 재부검해 VX가 검출되지 않았다거나 자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후 북한 배후설이 음모라는 주장을 되풀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인룡 유엔 주재 북한 차석대사는 13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을 암살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VX가스가 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반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건이 한국과 미국의 조작이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

    북한의 이같은 생떼에도 불구하고 김정남 암살 사건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국가범죄'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본 NHK는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 사건 직후 평양으로 도주한 핵심 용의자 중 한 명인 오종길(55)이 인도네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2등서기관으로 근무한 외교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12일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14일 김정남 살해범으로 체포돼 살인죄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25)가 지난 1월 북한인 남성과 함께 캄보디아를 방문해 범행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모든 관련 당사자의 수사 협조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김정남 암살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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