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인용 사흘만인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퇴거해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 시점을 오는 21일로 통보한 건 속전속결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불응할 명분을 없애기 위한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5일 박 전 대통령 변호인에게 오는 21일 오전 9시 30분 소환을 통보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6일만, 사저로 들어간 지 사흘 만에 소환통보를 하면서도 출석까지 1주일에 가까운 말미를 준 것이다.
검찰은 소환통보 전날 이미 통보 계획을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 소환을 두고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서두르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측이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에 대한 조사 준비 시간과 변호인단 구성 등을 이유로 소환에 불응할 경우 자칫 체포 가능성 등 긴장감만 높아질 것도 검찰이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 입장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가급적 한 차례 소환으로 마쳐야 하는 만큼 준비기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헌정 사상 4번째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공개소환 여부, 조사 방법 등에 있어 전례를 살펴보겠다고 검찰이 일찌감치 입장을 정리한 것도 논란의 소지를 막기 위한 포석이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소환날짜를 통보받았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짤막한 입장 표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