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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휴 잭맨, '로건'과 '레미제라블'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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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와 휴 잭맨, '로건'과 '레미제라블'을 잇다

     

    200만 관객을 넘긴 할리우드 영화 '로건'을 접한 관객들이 주연 배우 휴 잭맨의 전작 '레미제라블'(2012)을 언급하며 두 영화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부터 파면까지의 여정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박근혜 파면 선고에 앞서 지난달 28일 개봉한 '로건'은 능력을 잃어가는 돌연변이 울버린(휴 잭맨)이 어린 소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펼치는 대결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그간 '엑스맨' 시리즈가 지켜 온 정서를 충실하게 담았다. 탄압받는 돌연변이들의 삶에 빗대어 소수자, 약자에 대한 차별을 꼬집은 것이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최근 미국 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정책을 떠올리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미국과 멕시코 사이 장벽 설치를 주장하며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극중 로건과 프로페서X가 사는, 멕시코 국경을 마주한 텍사스 엘 파소는 트럼프가 장벽을 세우겠다고 공언한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돌연변이 소녀 로라를 비롯해 흑인, 스패니쉬 등 미국 사회 소수자인 유색인종의 어린 돌연변이들이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으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습은 현 시대의 이민자, 난민을 연상시킨다.

    영화 '로건'을 본 한국 관객들의 경우 이러한 미국의 현실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며 흥미로운 평을 내놓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s*******'는 "코제트('레미제라블' 등장인물)를 구하려고 목숨까지 바칠 각오로 헌신한 장발장(휴잭맨)이나 로라를 위해 마지막 갈고리를 휘날린 로건의 모습은 어딘가 닮아 보였거든요. 왠지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로건이 '레미제라블'처럼 노래를 불러야 할 것 같은…"이라고 설명했다.

    "로건 보면서 자꾸 영화 레미제라블이 떠올랐음"(@j******), "'로건'(휴 잭맨) 때문에 '레미제라블'을 봐야할 것 같아"(@O****), "'로건' 엔딩 보면서 겁나 울었지만 그 와중에 '레미제라블' 같네. 이 생각도 했음"(@q*******) 등의 글도 눈에 띈다.

    한국 관객들이 '로건'과 '레미제라블'을 연결시키는 데는 두 영화에서 배우 휴 잭맨이 연기한 울버린과 장발장이 있다. 두 인물은 후대를 위해 헌신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배경은 권력층의 부패와 극심한 빈부격차 등으로 시름하던, 민중 항쟁이 끊이지 않아 '혁명의 시대'로도 불리는 19세기 프랑스다. 영화는 극중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그 시대의 모순을 오롯이 보여 주면서, 다음 세대가 빚어낼 보다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역설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레미제라블'의 개봉일인 지난 2012년 12월 19일은 18대 대선이 치러진 날이었다. 득표율 51.6% 대 48%,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SNS에는 이 영화의 내용을 당대 정치 현실과 엮어 풀어내는 글이 줄을 이었다. 주변에서는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고 눈물 흘리며 치유한다"는 말이 들리던 때다.

    '레미제라블'의 주제가로 유명한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do you hear the people sing)는 사상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로 들끓은 지난 겨울 대한민국의 광장에서 여러 차례 울려 퍼지기도 했다.

    트위터 사용자 '@d******'는 "박근혜 당선의 슬픔은 '레미제라블'로 달래고 탄핵의 기쁨은 '로건'과 함께 누림. 둘 다 (주연 배우는) 휴 잭맨"이라고 적으며, 두 영화의 연결고리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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