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25일 마지막 토론에서도 격하게 충돌했다. 바른정당 특유의 1대1 맞장토론 형식으로 치러진 이날도 두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법 처리 문제, 보수 진영과의 선거 연대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유 의원과 남 지사의 시각차는 박 전 대통령 처리 문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사회자는 "대통령이 되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권을 사용할 것이냐"고 공통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이야기를 했었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서 형이 확정되는 절차는 다 거치고 사면에 대해서는 국민들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더라도 추후 사면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이다.
반면 남 지사는 "일단 그 얘기는 법의 처벌을 받은 후에 얘기하는 것"이라며 "나는 사면권을 사용 안 하겠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민감한 문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느냐 마냐에 대해선 얘기하지 말아야 하는데 유 의원이 계속 말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보수후보 단일화냐, 연정이냐에 대해서도 재차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유 의원은 한국당 내부 진박(眞朴) 청산, 국민의당의 사드(THAAD) 반대 취소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연대론(論)'을 재확인했다. 반면 남 지사는 한국당을 제외하고 국민의당뿐 아니라 민주당 일각을 포함하는 연정(聯政)을 제안했다.
정치권에서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물밑 진행되는 상황에서 유 의원은 민주당을, 남 지사는 한국당을 각각 배제하는 입장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남 지사는 한국당의 유력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지난 14일 회동한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보수단일화 논의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야권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 프레임인 적폐청산론(論)에 대한 평가에서도 갈렸다. 남 지사는 민주당 내 친문(親文) 패권주의야말로 적폐라고 비판한 반면, 유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싸잡아 비판했다.
유 의원은 특히 과거 NL(민족해방)계열 학생운동 전력이 있는 안 지사를 겨냥해 "주사파 활동을 했고 한 번도 전향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유 의원과 남 지사는 경제‧복지 정책을 놓고서도 격한 토론을 이어갔다.
남 지사가 유 의원의 복지정책과 관련 "증세가 필요에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하자, 유 의원은 남 지사의 모병제‧사교육 폐지‧행정수도 이전 등의 공약을 일컬어 "남 지사의 공약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 세 개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바른정당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경선 토론회 일정을 끝마쳤다. 토론에 대한 국민정책평가단 투표(40%), 당원선거인단 투표(30%), 일반국민여론조사(30%)를 합산해 후보를 선출한다.
일반국민여론조사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실시한다. 이어 26~27일 일반당원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투표를 한 뒤 오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후보 지명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