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 "명예훼손 아니다" 해명…논란 글은 모두 삭제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박희준 상지대학교 제약공학과 교수가 "세월호 사건은 세계최대 부패세력인 한국 용공이 북한과 손잡고 일으킨 대형사건임이 명확하다"는 글과 관련한 논란이 학내를 넘어 사회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박 교수는 지난 23일 학교 인트라넷 열린광장 게시판에 '세월호 인양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은 3년여간 바닷속에 가라앉아있던 세월호가 마침내 물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낸 날이다.
박 교수는 이 글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가 북한과 연계돼 있다고 비하하고, 전교조와 촛불집회도 종북세력으로 규정했다.
또 야권 후보들을 종북·용공으로 분류하고, 김진태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28일 박 교수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관련 기사를 보고 박 교수에게 직접 전화해 글을 쓴 근거를 묻자 인터넷에 떠도는 단원고 교사 사칭 글, 가짜뉴스, 유튜브 영상, '민노총과 전교조가 종북세력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 아니냐'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믿지 않을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을 근거로 대학교수가 이런 주장을 펼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법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상지대 총학생회는 27일 성명을 발표하고 "박 교수는 교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삭제하고 입장을 공개적으로 철회할 것과 해당 글로 인해 상처받은 유가족과 국민, 상지대 구성원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총학생회는 "박 교수는 상지대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사학비리 전과자인 김문기 씨를 비호하고 학교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교수 중 한 명이다. 김문기 씨를 반대하는 학생들에게 막말과 폭언을 일삼으며 수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행보를 걸어온 박 교수의 세월호와 촛불 및 정치적인 발언과 관련해 상지대 및 학생들은 일말의 연관성도 없는 교수 개인 의견임을 밝힌다"며 박 교수의 발언에 유감을 표명했다.
또 "민주화의 성지라 불리는 상지대에서 박 교수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며, 온 국민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세월호 사건에 대한 근거 없는 모욕과 민주시민 의식이 고취된 촛불에 대한 모독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상지대 교수협의회는 박 교수가 협의회 회원은 아니지만, 물의를 일으킨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 발표를 준비 중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경찰은 박 교수의 선거법 위반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원주경찰서는 박 교수가 대선 주자를 비하한 글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냈으며 검찰과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28일 '명예훼손이 되기 위해서는'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전교조 단어는 세 번 나왔고, 특정 사람을 지칭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명예훼손을 기도하지 않았다. 단원고니까 전교조란 단어도 따라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제 더는 말하지 않겠다"고 짧게 답했다. 논란이 된 지난 23일 작성 글은 모두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