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센터 이종현이 1일 오후 울산에서 열린 동부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덩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는 1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마치 만우절의 장난 같았던 지독한 득점 가뭄을 나란히 한번씩 경험했다.
모비스가 먼저 무너졌다. 2쿼터 종료 중반 25-21로 앞서가던 모비스는 약 5분동안 동부에게 무려 16점을 연속으로 내줬다. 로드 벤슨과 웬델 맥키네스의 골밑 파상공세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경기 초반부터 슛 감각이 좋지 않았던 계속 슛을 놓쳤다.
동부의 21-25 열세는 37-25 리드로 바뀌었다. 모비스는 이 시간동안 야투 시도 6개를 전부 실패했고 실책 4개를 범했다. 동부는 37-27로 앞선 가운데 2쿼터를 마감해 1차전 패배를 설욕할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동부는 3쿼터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동부는 3쿼터 초반 벤슨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41-29로 앞서나갔다. 이후 모비스의 매서운 반격이 펼쳐졌다.
모비스는 약 6분동안 동부의 득점을 2점으로 묶었다. 그 사이 16점을 퍼부어 스코어를 45-43으로 뒤집었다. 16점 중 7점을 네이트 밀러가 만들어냈다.
동부의 갑작스런 침묵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동부는 6분의 시간동안 모비스의 수비에 막혀 자유투로 2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야투 7개를 던져 다 실패했고 4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경기 전 1차전을 돌아보며 "2-3쿼터 싸움에서는 우리가 이겼지만 1-4쿼터에서 졌다"고 말했다. 맥키네스와 벤슨이 함께 뛰는 시간의 경쟁력만큼은 자신있었다. 2쿼터는 의도대로 풀렸다. 그러나 3쿼터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동부에게는 뼈아팠다.
3쿼터는 모비스가 50-49로 앞선 채 끝났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4쿼터에 무너질 때가 많았던 동부로서는 12-23라는 3쿼터 스코어가 아쉽기만 했다.
4쿼터 싸움에서는 모비스가 우위를 점했다. 동부는 4쿼터 시작과 함께 터진 서민수의 3점슛으로 52-50 역전에 성공했으나 모비스는 이종현의 덩크, 함지훈의 자유투, 허버트 힐의 골밑 득점, 양동근의 중거리슛을 묶어 연속 8점을 몰아넣어 승기를 잡았다.
이종현은 모비스가 62-56으로 앞선 4쿼터 종료 3분49초 전 두경민의 3점슛 시도를 블록한데 이어 그대로 질주해 속공 덩크를 작렬, 울산 농구 팬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결국 모비스가 2연승을 질주했다. 동부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70-61로 승리,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올리면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밀러는 22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고 신인 센터 이종현은 11점 9리바운드 2스틸 1블록슛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동부는 지난 1차전과 마찬가지로 국내선수 중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로드 벤슨이 24점 14리바운드를 올리며 분전했고 맥키네스는 10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