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입항한 뒤 맞는 첫 주말, 진도 팽목항을 가득 채웠던 시민들의 노란 추모물결은 이제 목포로 이어지고 있다.
목포시는 세월호가 입항하기 전부터 세월호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시내 길거리는 물론 음식점부터 주유소까지 세월호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노란물결이 가득했다.
먼 바다만 바라봐야했던 팽목항과 달리 목포를 찾은 시민들은 이제 멀찍이서 세월호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가족 단위의 시민은 물론 젊은 연인부터 노부부까지 항구 보안펜스에 옹기종기 붙어 갈라지고부식된 바닥을 드러낸 채 옆으로 누워있는 세월호를 바라봤다.
부산에서 온 한장헌(45) 씨는 "팽목에서는 육안으로 보지 못했는데 막상 여기 와서 마주하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처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한 씨는 "일부에서 말하는 '세금 아깝다', '해상 교통사고다' 같은 얘기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이럴 때 쓰기 위해 세금을 걷는 것 아니냐"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자녀들과 함께 목포를 찾은 박정미(43·여) 씨는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저 안에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프다"며 "배가 저렇게 누워있는 게 정상이 아닌 것처럼, 다 원래대로 바로 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노수진(40·여) 씨 역시 "세월호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됐다는 생각뿐"이라며 미안함을 대신 전했다.
참사 후 3년이 흘러 어느덧 단원고의 피해 학생들과 같은 나이가 된 고등학생 윤소원(17·여) 양은 세월호를 바라보며 그저 눈물만 흘렸다.
윤 양은 "친구들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사고 때 봤던 배가 수면 위로 올라온 걸 보니 마음이 안 좋다"며 먹먹한 심정을 토로했다.
세월호를 찾은 대학생 한태영(22) 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과외 학생과 동행했다. 한 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는 물론 우리 모두가 꼭 기억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추모의 물결 속에서도 일부시민들은 이제 시작이라며 '왜 참사가 발생했는지', '희생자들을 왜 지킬 수 없었는지' 진상을 밝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포시민 정인배(64) 씨는 파란 밑바닥만 드러낸 채 객실은 숨기고 있는 세월호를 가리키며 "뭘 이렇게 숨기고 막는지 모르겠다"며 "진상조사를 통해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씨는 "해수부에서 배를 검사하는 단계부터 모든 것이 부실덩어리"라며 "사고 전에도 정부에서 검사를 정확히 했다면 사고가 났을까"라며 의문을 가졌다.
한편 펄 제거작업 등 본격적인 수색에 들어간 세월호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동원되기 시작한 육상 거치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에 실려 이달 4일까지 육상에 거치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