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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가 비튼 우병우 수사…檢, 여전히 손 못대

법조

    우병우가 비튼 우병우 수사…檢, 여전히 손 못대

    • 2017-04-03 04:00

    檢, 국정농단 수사 성과도 냈지만 개혁 빌미도 제공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윤창원 기자)

     

    검찰의 마지막 숙제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핵심을 비켜가면서 검찰 수사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검 수사를 통해, 우 전 수석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전후해 김수남 검찰총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과 빈번하게 통화한 사실이 밝혀진 만큼 수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가 밝혀할 중요한 대목이지만, 검찰 수사는 이를 비켜가고 있다.

    검찰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나름의 성과를 냈지만, 우 전 수석 사건과 관련해 안으로 칼을 들이대지 못하면서 빛이 바랬다. 정치권에선 오히려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 우병우, 검찰 수사 개입이 '의혹의 핵심'

    특검이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미완'의 상태로 검찰에 넘긴 것은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으로 수상한 돈이 흘러간 정황을 잡고 개인비리까지 조사하려고 했지만, 모호한 특검법 규정으로 결국 손을 떼야만 했다.

    특검도 검찰로부터 검사 파견을 받는 등 검찰 조직을 흔들 수 있는 수사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어려웠던 점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 내부에서 우 전 수석과 가까웠던 사람도 있어서 검찰 내부로 까지 칼을 뻗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애초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검찰에 수사의뢰한 우 전 수석 개인비리 사건이 갑자기 이 전 감찰관의 기밀 유출 사건으로 '물타기'된 과정을 파헤치려고 했었다.

    윤갑근 대구 고검장이 수장을 맡았던 특별수사팀의 우 전 수석 수사가 '매우 부실했다'고 결론내고, 그 배경을 들여다보려 했지만 여러 주변 환경 때문에 끝을 보지는 못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 의뢰 이후 갑자기 MBC에서 이 전 감찰관에 대한 의혹이 보도된 것은 '보이지 않는 시나리오'가 작동 한 것으로 의심했다.

    특검 조사결과, 우 전 수석은 평소 친분이 있던 MBC기자와 보도를 전후로 급격히 통화횟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보도 당일에도 두 사람은 통화를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이날 김 총장은 우 전 수석에게 전화해 약 17분간 통화했다.

    검찰이 우 전 수석과 이 전 감찰관에 대해 동시 수사할 특별수사팀을 출범시킨 날엔 우 전 수석이 김 총장에게 전화해 21분이나 대화를 나눴다.

    우 전 수석은 안태근 국장과는 수시로 통화를 했고, 김주현 대검 차장과도 전화를 주고 받았다.

    특별수사팀은 '황제 소환 논란'만 일으킨 채 우 전 수석을 기소조차 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겨 놓고 해산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이 자신과 관련한 사건에 개입해 방향을 틀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는 진척이 없다.

    우 전 수석과 통화를 했던 MBC기자는 물론이고, 우 전 수석과의 검찰 수뇌부 간의 잦은 통화 내용도 수사선상에서 비켜나 있다.

    검찰 스스로 조직에 드리웠던 우 전 수석의 그림자를 거둘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이르면 이번주 중.후반 불러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국정농단 수사도 여론에 등 떠밀려 선회

    검찰이 국정농단 수사에서 적지않은 성과를 냈지만,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시작한 측면도 강하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안종범 전 정책조성 수석 등을 같은해 9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지만, 사건은 특수부가 아닌 형사8부에 배당됐다.

    김 총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말했지만, 검찰 안팎에선 수사 의지를 의심하는 눈초리가 강했다.

    특수부 출신 변호사는 "당시만 해도 우 전 수석의 입김이 검찰에 미칠때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쏟아져 나오자 검찰은 뒤늦게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다. 정치권에서 특검 도입을 합의한 때다.

    이영렬 본부장은 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형사 소추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뒤늦게 박 전 대통령을 최씨의 공범으로 지목한 후에도 "뇌물죄는 성립되지 않는다"며 혐의 적용에 소극적이었다.

    특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시키고,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입건한 끝에 검찰도 이를 수용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했다.

    이 때문에 들끊은 여론과 특검 도입이 없었다면 검찰이 제대로 국정농단을 단죄할수 있었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검찰이 사실상 처음에는 미온적이었다가 등떠밀려서 한 거고, 특검으로 넘어가서 어쩔수 없이 뇌물죄 혐의도 받았다"며 "또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는 부분은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들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강력한 검찰 개혁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검찰 개혁 자체에는 이론이 없다. 정도와 방법만이 문제인 듯하다.

    우 전 수석의 수사가 또다시 부실 논란에 휘말린다면 특검이나 재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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