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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들은 대개 자포자기의 삶을 산다.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이미 최악의 상태인 자신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는 게 그나마 그들에게는 위안이랄까?
그래서 노숙인들은 사회로 복귀시키는 재활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재활의 의지를 심어 주는 계기는 의외로 단순하다.
좁은 방 한 칸과 따스한 밥 한 끼가 노숙인들에게 변화된 삶의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사회복지법인 굿피플이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의 '행복하우스'가 그런 곳이다.
행복하우스는 재활 의지가 분명한 노숙인들에게 2년간 최소한의 비용으로 독립된 주거를 보장한다.
비록 15제곱미터도 되지 않는 비좁은 공간이지만 노숙인들은 행복하우스에서 거리는 물론 시설 생활에서도 잊고 살았던 '사생활' 즉, 독립적인 삶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이곳 노숙인들은 '커뮤니티 생활'을 함께하며 거리 생활로 단절됐던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연습도 하게 된다.
행복하우스 입주 노숙인들은 자신이 주체인 삶을 꾸리며 일자리 문제 등 재활과 사회 복귀를 위한 과제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연대보증으로 전 재산을 잃고 가족과도 헤어져 졸지에 노숙으로 내몰렸던 정상모 씨도 2년간의 행복하우스 생활을 통해 사회 복귀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자신을 짓눌렀던 빚도 모두 청산한 정 씨는 시골에 손수 작은 집을 하나 짓고 평범한 삶의 행복을 누리기를 소망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무료급식소 '따스한채움터'는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따스한 밥 한 끼로 삶의 극단까지 몰린 노숙인들의 허기를 채우고 있다.
"따듯한 음식 맛있게 드시고 항상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자원봉사자들은 노숙인들의 배고픔뿐만 아니라 인정에 주린 노숙인들의 갈라진 마음도 함께 달래고 있다.
이처럼 노숙인들에게 소박하더라도 주거와 식사 등이 지속적으로 제공돼 그들이 재활 의지를 포기하지 않게 하려면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
행복하우스도 따스한채움터도 그 운영의 지속성 여부는 결국 예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숙인을 위한 지원주택 사업은 미국의 경우 이미 20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복지 사업이다.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보급도 쉽지 않다.
대개는 관심 밖이지만, 분명히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으로 존재하는 노숙인들의 건강한 사회 복귀는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유익한 일임에 틀림없다.
이를 위해 정부와 일반 시민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지금보다는 더 커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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