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은 벤처 정신으로 똘똘 뭉친 혁신과 기술, 아이디어를 가진 희망 스타트업과 당찬 모험가들을 찾아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미국 최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 모금액 200만달러(약 23억원). 한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 모금액 13억원. 무려 36억원을 캠페인 기간 두 달 만에 거둬들였다. 펀딩 캠페인은 끝났지만 지금도 정글 팬써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골전도 스마트 선글라스'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줄 서 있다. 예약주문을 통해 현재까지 약 4만개가 팔렸고 단일 제품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 아이웨어다.
골전도 스마트 선글라스 '정글 팬써'는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 기능을 갖춘 선글라스로 귀 뒤쪽의 뼈와 피부로 진동을 전달하는 골전도 스피커가 내이를 자극해 소리를 전달하는 기능을 가진 '스마트 아이웨어'다. 제품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골전도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의 회로 기판과 골전도 스피커(Bone Conduction), 터치 패드, 마이크로USB 충전 포트 등의 부품을 안경 다리에 옮겨놨다.
다소 피곤한 얼굴로 기자를 맞은 양희욱(30) 대표는 사실 당황스럽다고 했다.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 때문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한국에서 이렇게 잘 팔리면 안되는데…."
공동창업자인 박인준(33) COO, 방승태(30) CMO, 홍석우(29) CDO 이사도 마치 '아, 이거 낭패인데….' 라는 표정이었다.
의외의 대답에 당황스러운 것은 기자였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 스마트 기기를 내놓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다. 제조산업이 한국 경제의 상당부분을 견인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스타트업 대부분은 이상할 정도로 온라인 서비스 분야에 몰려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시한다. 아직 프로토타입이지만 시장성을 평가받고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금을 소비자 펀딩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어 스타트업에게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 안경'이라는 기록을 세운 한국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많이 팔리면 안된다니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들 네 명의 정글 팬써 공동창업자들의 이력을 들었더니 의문은 쉽게 풀릴 수 있었다.
왼쪽부터 정글(Zungle) 공동창업자 박인준 COO, 홍석우 CDO, 방승태CMO, 양희욱 CEO
정글 팬써의 탄생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이 다니던 회사 동기였던 양 대표와 홍석우 이사는 웨이크보드를 즐기던 사이였다. 그러다 우연히 양 대표가 먼저 안경에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합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고, 미대 출신으로 평소 사물인터넷(IoT)의 기초격인 아두이노와 전자기기에 관심이 높았던 홍 이사가 직접 프로토타입 만들기에 나섰다.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의 기판을 떼어다가 안경다리에 대충 붙여보고 가능성을 발견했다.
"평소에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용산과 남대문시장 돌아다니며 기판을 가져다가 대충 맞춰보니까 될 것 같은거에요. 그래서 프로토타입을 만들게 됐어요."
가장 먼저 홍 이사가 회사를 그만뒀다. 처음부터 회사를 그만 둘 생각 없었던 양 대표가 뒤이어 뛰쳐 나왔다. 그리고 의기투합한 방 이사와 박 이사도 사표를 냈다. 제품 기획과 전략 마케팅은 물론 프로모션과 홍보 콘텐츠 제작까지 직접 맡았다.
네 사람은 모두 국내 굴지의 광고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공채 8기로 동기다.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함께 어울려 밥을 먹거나 비슷한 취미생활을 하는 정도였는데 광고기획과 전략을 담당하던 양희욱 대표는 크리에이티브와 영상제작을 하던 홍석우 이사에 이어 미국 뉴욕대(NYU) 출신으로 해외마케팅을 담당하던 방승태 이사와 재경팀 박인준 이사를 끌어들였다.
출신지를 들여다보니 '골전도 스마트 선글라스'가 대박난 이유가 있었다. 공대출신은 아니지만 상품에 대한 전략적인 포지셔닝,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 마케팅, 발품 팔아 최적의 부품과 제품 생산 업체 선정, 회사 운영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관리 능력이 모였다. 제품의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최적의 시장에 판매한다는 명확한 전략이 통한 것이다.
형과 아우로 부르며 친구이자 동료, 공동창업자로 나선 양희욱 대표와 박인준 이사, 방승태 이사, 홍석우 이사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글(Zungle) 양희욱 대표
▶ 스마트 선글라스는 제조 기술이 중요한데 엔지니어도 없이 시작했다.= (양희욱 CEO)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함께 웨이크보드를 타던 석우랑 이런 제품 만들면 재밌지 않겠냐 해서 용산과 남대문시장에서 부품과 안경을 구해다 해체해보고 조립해보면서 괜찮다 싶어 프로토타입까지 만들게 된거죠. 석우가 미대 출신인데 아두이노라던지 스마트 기기에 관심이 많다보니 직접 만들어보기 시작했어요.
= (홍석우 CDO) 옛날처럼 칩을 일일이 개발하거나 안테나 패턴도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요즘엔 각 부품 제조사에서 데이터와 유닛별로 내놓다보니 좀 더 쉽게 할 수 있었어요. 다만 실제 제품을 만들려면 설계 기술이 필요한데 대구에 있는 관련 업체를 직접 찾아가거나 하드웨어 전문가들을 만나 자문을 받으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영상제작과 포토샵 작업만 하다가 회로도까지 직접 만들게 됐죠.
= (박인준 COO) 킥스타터 론칭 이후 제품 양산을 위해 중소기업에서 전자제품 양산 경험있는 두 분을 영입했어요.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 출신인데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죠.
▶가장 많이 팔렸다는 것은 단순히 경쟁 제품이 없어서 였나, 정글 펜써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박인준 COO) 아무래도 광고회사에서 근무한 것이 큰 경험이 됐어요. 제품 서비스에 대한 기획력, 브랜드 마케팅, 사업성 분석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기술적인 부분의 경우 제품 기획을 통해 얼마든지 시장에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이 모자라서 소비자의 니즈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제품 기획력에 있어서는 다른 곳보다 확실히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제품 브랜딩, 마케팅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 하는 멤버들이에요.
= (방승태 CMO) 이를테면 제품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흑인 모델은 전략적인 선택이었죠. 제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된 친구에게 소개받았는데 이 모델도 현지 광고회사에서 일해요. 미국 문화에서 흑인의 패션이나 문화를 백인들이 따라하는 경향이 있어요. 음악의 소울에 있어서는 흑인들이 앞서가기 때문에 단순히 패션 선글라스가 아니라 자전거를 타거나 보드를 타거나 조깅을 하거나 활동적인 활동을 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기능적인 특징에서 흑인 모델을 메인으로 발탁한 것이죠.
▶미국과 한국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대박 났는데, 설명대로 전략적인 준비를 치밀하게 한만큼 '성공했다'는 기쁨이 들었을 것 같다.= (양희욱 CEO) 한국에서는 더이상 팔지 않으려고 해요. 정글 팬써 웹사이트를 통해 아직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데 솔직히 한국에서는 더이상 소비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생각보다 많이 팔려서 걱정이에요.
= (방승태 CMO) 한국에서 선글라스는 상징적인 시장이에요. 선글라스를 기능적으로 사용하기보다 특별한 날이나 멋으로, 패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정글 팬써의 기능적인 점이 강조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전략적인 포지셔닝 관점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제품의 주요 타깃은 북미시장이죠. 서양인이 동양인에 비해 맬라닌 색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기능적으로 사용을 해요. 기본적으로 선글라스 소비성향이 높죠. 거기다 스마트 기기에 대한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선택한겁니다. 한국에서 제조하고 생산하지만 미국 법인을 통해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어요.
원래 한국에서 잘 될지 몰랐어요. 현재 13억원 가까이 되는데 처음엔 2~3억원 정도 예측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됐어요. 사실 한국시장이 중요합니다.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으로 향하는 교두보가 되는 시장인데, 동아시아 문화의 특성은 브랜드 상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글 팬써 특성상 브랜드 가치가 희소되거나 저해되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 (양희욱 CEO) 정말 사고 싶은 마블 티셔츠가 있다면 미국에 가거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살 수 있는데 꼭 한국에서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에요. 북미시장과 같은 글로벌 타깃을 통해 성장하길 바라고, 기본적으로 회사의 모토 또한 '글로벌리 판매 브랜드'에요. 국내 시장만을 위한 제품은 아닙니다. 선글라스 자체도 글로벌 버전으로 '아시안핏'이 아니라 동양인 얼굴에 딱 맞지는 않아요.
▶정글 팬써는 '스마트 글라스' 중 오디오에 최적화를 시켜서인지 다른 특징적인 스마트 글라스의 디자인과 달리 굉장히 안경스러운데. 기능적인 측면에선 덜 강조된 것 아닌가.= (양희욱 CEO) 우리의 원칙은 특별한 디바이스란 느낌이 들지 않을 것, 사용처가 분명할 것, 오타쿠(마니아) 성향의 제품이 아니어야 한다 것입니다. 제품이 너무 '긱(geek)'하지 않은 것이 우리 제품으로서 프라이드라고 생각해요. 시중에 스마트 글라스가 많지만 잘 모르거나 사용이 드문 이유는 디자인이 너무 이상하잖아요. 나사를 여기저기 박아 놓거나 특별한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고 지금은 사라진 구글 글라스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없잖아요. 이상해보이고. 그래서 팔리지 않는거죠. 이전의 제품들이 기능을 부각시키려했다면 우리는 디자인의 완성도를 통해 심리적 베리어(barrier) 없이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 (홍석우 CDO) 정글 팬써는 힌지 부분을 빼면 나사가 노출된 곳이 없어요. 드러내지 않겠다는 의도는 기능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의도한 것이 충분히 드러나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거죠. 처음에 양산을 맡긴 외주업체 관계자분들이 나사 박으면 되는데 왜 안돼? 왜 실리콘 마감이야? 디자인이 왜이래? 라면서 제작이 까다롭고 불편하다고 하셨는데 충분히 우리의 의도를 설명했고 의도한대로 제품이 잘 나워 줬어요.
▶미국 시장에서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는데, 크라우드 펀딩은 얼리 어답터 성향의 소비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아니라는 뜻도 되는데 의도대로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이 보이나?= (방승태 CMO) 미국에서 생각보다 잘 팔리고 있습니다. 현재 프리오더지만 정글 팬써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상당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와디즈의 펀딩 모금액이 커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만, 미국의 경제규모나 3억5천만명인 인구 규모로 볼때 아직 시장성이 이렇다 데이터를 내놓을 정도의 표본은 적어요. 현재까지 구매자들을 보면 IT 관련자나 특별한 소비층이 아니라 일반적인 소비층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확인했어요.
한국에선 해외 나갈때, 데이트할 때, 멋을 낼 때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미국에선 중부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농사꾼이 선글라스 쓰고 음악을 들으며 일하기 위해 구매한 경우도 있어요. 그냥 음악을 듣기 위해서, 개와 산책을 할 때 사용하려고, 자전거를 탈 때, 낚시할 때 등. 물론 실리콘밸리 지역의 IT업종 종사자가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글 팬써가 대중적인 소비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한국에서 반응이 좋다면 한국도 주력 시장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 일단 많이 팔리니까.= (양희욱 CEO) 한국 고객들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까다롭죠. 기능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이나 색상, 다른 것과의 매칭은 잘 되는지... 물론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기에 좋은 점도 있죠. 정글 팬써 국내 주 구입층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정글 팬써를 사용하는데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어요. 안경다리에 위치한 골전도 스피커를 사용하기 때문에 귀가 늘 열려있어요. 환경적으로 소음공해가 심한 서울 등 수도권 대도시에서 최상의 효과를 발휘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미국의 경우 생활소음이 별로 없어요. 지역에 따라선 햇빛이 강해 선글라스 꼭 써야하는 환경이기도 하죠. 결국 소비자가 가장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이 현재로선 북미가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는 스마트 선글라스 한 가지 제품 만으로는 시장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을텐데, 최근 주목받는 증강현실(AR)이나 스냅챗의 스펙터클과 같은 카메라 안경도 계획하고 있나?= (양희욱 CEO) 당분간은 아이웨어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물론 오디오 기능만 고집하지는 않을거고 면밀하게 시장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글라스 제조업체로서 다양한 제품 기획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도 기획단계에 있습니다.
= (홍석우 CDO) 애플워치와 같은 스마트워치를 보더라도 시계기능 외에 대부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요. 스마트 디바이스에 어떤 기능으로 어떤 기회를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어요. 가능성은 모두 열려있지만 기술을 위한 제품 중심이 아니고, 구글 글라스처럼 소비자에게 기술을 강요하는 제품은 아닐 겁니다.
= (방승태 CMO) 과연 누가 쓸 것인가. 기술로 만들어지는 것을 제조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은 아닌데 어떻게 심플하면서도 즐거움을 줄 것인가가 중요해요. 사람들이 여러 상황에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 기술 혁신성보다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것을 기획단계부터 충분히 만들어가는게 목표입니다. 광고회사 다니면서 느낀게 클라이언트들은 광고회사가 마법을 부려주길 원해요. 자기들 딴에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제품을 가져오는데, 심지어는 왜 만들었는지도 불분명한 제품을 가져올 때도 있어요. 물론 재밌는 크레이티브 등 방법적으로 어필하시는 쉬운데 그것을 억지로 만드는게 가장 어려워요.
▶초기 창업 자본은 어떻게 마련했나. 제조업 특성상 자본이 많이 필요한데. 웹사이트 프리오더만 대략 10억대, 미국과 한국 펀딩 모금액을 더하면 어림잡아도 50억 가까이 매출이 될 것 같다. 회사의 규모도 초기보다 커졌을 것 같은데.= (양희욱 CEO) 넷이서 퇴직금이랑 모아둔 돈이랑 주식 팔고 대출까지 받아서 초기에 프로토타입 개발비용과 사무실 운영비 등을 마련했어요. 당시엔 결혼을 포기한다는 마음으로 쏟아부었던 것 같아요. 조금 보태 억대의 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연구개발비와 사무실 유지비 등에 들어갔고, 현재 직원수는 15명 정도 되요. 법인 설립은 지난해 2월 시작해서 11개월 정도 됐는데 그동안 월급으로도 많이 나갔죠.
= (박인준 COO) 해외 마케팅에 주력하다보니까, 전체 15명 정도의 인력 중 절반이 해외 유학파 출신이에요. 초기 회사(스타트업)라는 특성상 나름 까다롭게 사람을 뽑을 수 밖에 없었어요. 우리 성향에 맞고 비전에도 어울리는 사람을 뽑아야 했으니까요. 무엇보다 회사는 돈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거에요. 처음에는 석우 집에서 킥스타터까지 시작했지만 제품 양산을 위해서는 비즈니스가 필요하니까 사무실도 얻고 사람도 뽑고 출장도 다녀야 하다보니 돈이 빠져나갈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내 돈이 아니니까 회사 일이니까라고 쉽게 생각하고 쓰다보면 자금관리에 구멍이 나거든요. 그러다 재정적인 관리에 실패하면 회사 비즈니스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가 없으니까요. 공동창업자들이 땀흘려 번 돈이기도 하니까 회사 자금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죠. 불 필요한 돈은 절대 쓰지 않도록이요. 업무로 택시를 탈 때도 물어보고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죠.
현재까지는 사업의 본질에 보다 집중하면서 투자 유치 없이 진행해왔는데요, 사업계획상 다음 마일스톤(milestone)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투자가 필요한 시기가 오면 본격적인 투자 유치 활동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 (양희욱 CEO) 현재 영입해온 인원을 포함해 직원이 15명 정도인데 회사의 브랜드가 더 커지면, 2~3년 후에나 공개채용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은 프리오더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데, 6월 정도 되면 일반 주문 제품을 생산해 판매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 같아요. 아마존을 통해 판매하는 것도 진행중이어서 그쯤 되면 우선 미국 현지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회사의 목표, 개인의 목표는 무엇인가?= (양희욱 CEO) 저희도 대기업을 경험해본 사람들이잖아요. 이 회사에서 일하면 확실하게 대우받는다라는 인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싶어요. 매출이 되는 한 최대한 직원들에게 잘해주는게 목표죠. 다들 밤낮없이 고생하니까요. 해외 지역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시차가 달라 이불까지 가져다 놓고 새벽에 미팅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전에는 서초에 살다가 집안이 망해서(?) 관악으로 이사했거든요. 빚 없이 집을 사는게 목표입니다. 못사면 전세라도요.
= (박인준 COO) 이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해주고 싶죠. 다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주의 시장 환경에서 각자 버는 돈의 액수가 정해져 있잖아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그렇고. 이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의 효용성을 높일 때 높은 평가를 받아서 경제적 혜택이 충분히 돌아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사회에 효율성을 높이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도요. 개인적으로는 국문과를 졸업했는데 소설을 쓰고 싶어요. 좋은 책을 내는거요.
= (방승태 CMO) 좋은 아빠가 되는게 목표에요. 아직 결혼할 사람이 있는건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풍족했으면 해요. 좋은 아빠에 대한 목표는 대학을 미국에서 다니면서 느낀 것이 있는데, 현지에도 좋은 친구들과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집은 한국에 있고, 가족만이 채워줄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가장이 되는게 목표에요.
= (홍석우 CDO) 다니던 회사를 나오게 된 이유가 있어요.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좋은 자식이 되고싶은데, 이전에 직장을 다니면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더불어 회사의 좋은 경영진이 되는게 목표죠.
= (양희욱 CEO) 개인적인 목표는 다르지만, 회사의 목표는 같아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 글라스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