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김현정의>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지난 2012년 공정방송을 내걸고 170일간의 파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해직된 MBC노조 홍보국장 출신인 이용마 기자가 1심에 이어서 2심에서도 승소했지만 MBC는 복직시키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용마 기자는 희소암인 '복막암'에 걸려 암투병 중인데 항암치료 대신 지방에서 요양하며 자연요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지만 상황이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BC 동료들은 이용마 기자가 건강하게 복직해서 회사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조속한 복직을 바라고 있지만 실현여부가 불투명하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왜 이용마 해직기자는 MBC로 돌아가지 못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오덕훈련원을 찾아 투병중인 이용마 MBC해직기자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문재인캠프 제공)
▶ 이용마 기자의 건강이 매우 안좋은 상황인가?= 그렇다고 한다. MBC 동료 기자들은 이용마 기자의 건강 상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암투병 중인 이용마 기자의 모습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적이 두 차례 있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 전 남양주에서 암투병 중이던 이용마 기자를 찾아가서 만난 적이 있다. 그 때만해도 이용마 기자의 상태는 그렇게 나빠보이지는 않았다.
이용마 기자가 지난 3월 11일 제20차 촛불집회에서 언론분야 대표 연사로 무대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용마 기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인 3월 11일에 열렸던 제20차 촛불집회에 언론분야 대표 연사로 무대에 올라 공영방송과 검찰의 인사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연설을 했었다.
이 때는 건강상태가 나빠졌다는 게 눈으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당시보다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얘기만 들었다.
▶ 이용마 기자는 왜 MBC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거냐?=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해고는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지만 MBC 사측이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를 해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2015년 4월에 해고무효 항소심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이 2년이 넘도록 판결하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다. MBC의 대응도 문제이지만 법원도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파업과 관련해서 해고됐던 MBC 노조원들 중 이용마 기자를 포함해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과 최승호PD, 강지웅PD, 박성제, 박성호 기자 등 6명이 5년 넘게 복직을 하지 못하고 떠돌고 있다.
2012년 170일 파업(1.30 ~ 7.17) 직후 파업 전 근무하던 부서로 돌아가지 못한 조합원은 mbc본부 서울지부 770여명의 파업참가자 중 150여명이다. 이 중에 98명은 대기발령, 부당전보, 부당교육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mbc 공채 막내기자들이 징계를 받는 등 mbc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투병중인 이용마 MBC해직기자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문재인캠프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차례 해직기자 문제 해결을 밝히지 않았나?=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용마 기자를 만났을 때 "2012년 MBC파업 농성현장을 방문해서 전원 복직 약속도 드렸는데 그 때 약속을 지키지 못해 이 기자가 고생하고 계신다"며 "해직언론인을 포함해 박근혜 정부에서 불이익을 받은 언론인들을 (원래 부서로) 원상회복하고 명예회복과 보상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시절인 3월 22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서는 "오늘 MBC 해직 기자들이 피켓팅하는 앞을 지나 토론하러 들어오면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었다"면서 "지금 국민은 적폐 청산을 말하고 있는데 적폐 청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언론 적폐라 생각한다"며 작심발언을 했다. 문 후보는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며 "'이명박근혜' 정권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방송을 만들어 공영방송이 다 망가졌다. 옛날 자랑스러운 MBC 모습이 어디 갔나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후보는 이어 지난 3일 언론자유의 날 페이스북에 "국민의 편에서 공정하려고 애썼던 해직기자들의 고통 역시 외면할 수 없다"면서 "새 정부는 해직기자들의 복직과 명예회복, 보상 등을 제대로 실천해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해직기자들이 복직하여 자신의 양심에 따라 필봉을 휘두르는 자유를 누릴 때, 언론의 파사현정이 구현될 때 국민의 존엄과 평등, 자유도 지켜질 것이라 믿는다"는 심경을 밝혔다. 해직기자 문제 해결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 해직기자 문제가 해결되는 거냐?= 해결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통령이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해직기자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언론개혁, 언론정상화의 출발점은 해직기자 문제 해결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게 있다. 해직기자 문제를 정부가 직접나서서 해결 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가 나서서 개별 언론사의 해직기자를 복직시키라고 압박한다면 언론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항을 초래할 수도 있다.
MBC 해직자 6명은 재판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그 절차가 끝나야 복직이 가능한 상황이다. YTN의 경우는 대법원에서 패소한 3명의 해직기자를 복직시키는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데 YTN 경영진이 결단을 해야 하는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관계자들도 해직기자 문제에 대해 당연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해결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오해를 불러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언론개혁은 어떻게 되는 거냐?= 언론개혁도 새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다. 정부의 의지에 따라 법률적 제도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에 언론개혁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언론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KBS, MBC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추진, 보도·제작·편성권과 언론사 경영의 분리, 방송사업자와 취재·제작·편성 부문 종사자 대표 동수 추천 위원으로 구성되는 편성위원회 구성 및 명문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해직 언론인에 대한 명예회복·원상복귀 및 언론탄압 진상규명 추진'도 포함돼 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방송법 개정안'이 핵심이다. KBS 이사회는 여·야 추천이 7:4 구조이고, MBC 방송문화진흥회는 6:3 구조다. 여기에서 과반수 지지를 받으면 사장으로 당선되는 실정이다보니 정부가 공영방송을 좌지우지 해왔다.
그래서 여7 야6의 7:6으로 구성하고 2/3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다수제 도입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지금까지는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이제는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도 6명의 이사추천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국회의원 162명이 언론장악방지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누가 집권해도 언론을 장악하지 않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언론개혁법안은 통과될 수 있을 전망이다.
▶ 언론이 제자리를 찾는 건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것 아닌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정부가 언론을 도구화 해서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진다면 5공 때처럼 '언론통폐합'과 '보도지침'이 부활할 것이고, 이명박근혜 정권에서처럼 언론자유가 침몰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가 어느 정도 순위인지 아시나?(언론자유 지수는 국경 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가 매년 전 세계의 언론보장상황을 점수로 집계하여 발표하는 지수)
참여정부 시절에는 31위를 기록했지만 2016년에는 70위로 역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7년 언론자유지수는 63위로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다. 그나마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언론이 나름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나마 상승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법과 제도가 바뀌기는 하겠지만 언론이 얼마나 중심을 잡아서 제역할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언론의 공정한 방송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사진=김수정 기자)
촛불집회 과정에서 언론은 시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일부 방송사들은 현장취재도 못할 정도로 거센 항의에 직면하기도 했다.
언론이 바로서지 못하면 결국 나라가 어지럽게 된다. 박근혜 정권에서 언론이 받아적기에만 몰두하다가 결국 불신을 자초했다.
법원도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2부는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 등 노조원 4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확인 소송에서 "노조원들이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파업을 한 것은 정당한 쟁의행위"라며 "파업을 주도했거나 파업에 참가했다고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정부와 광고주의 압력이 심할 수 있지만 언론이 본연의 역할을 한다면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언론은 언론인들이 나서서 바로세워야 한다. 그리고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시청자와 독자, 이용자들이 나서야 한다. 그래야 언론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