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민주당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이른바 '3철'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 다른 길을 걷게됐다.
'3철'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전해철 민주당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 마지막 글자를 딴 것이고, '문고리 3인방'은 박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던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제1 부속비서관을 지칭하는 말이다.
대선기간 동안 경쟁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문고리 3인방이 요직을 차지했던 것처럼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3철이 요직을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런 주장과 달리 세 사람은 연이어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권력 핵심부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호철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 10일 "정권교체는 이뤄졌고, 제가 할 일을 다 한 듯 하다.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며 지인들에게 출국 소식을 전했다.
당초 청와대 인사와 예산을 담당하는 요직인 '총무비서관' 물망에 올랐던 양정철 전 비서관은 15일 지인들에게 '백의종군' 소식을 알렸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한 자리에서 거듭 '2선 후퇴' 의지를 내비치며 일반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정권의 성공을 기원하겠다는 뜻을 전한뒤 지인들에게 "머나먼 항해는 끝났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2선후퇴를 선언했다.
전해철 의원도 당분간은 당과 청와대의 가교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문 대통령을 도울 것으로 전해졌다.
문고리 3인방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됐다.
조국 민정수석이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에 대한 재조사 방침을 살피면서 이들과 전현직 검찰 수뇌부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구속기소된 정호성 전 비서관을 제외하면 나머지 인물들은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수사의 칼날을 피했지만 이에 대한 재조사를 벌인하면 이재만 비서관과 안봉근 비서관도 다시 수사 선상에 오르는 것이 불가피하다.
안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가 전 박 대통령의 순방일정을 미리 입수하고 의상을 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기 제2부속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최씨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선·윤전추 행정관이 제2부속실 소속이라는 점에서 안 전 비서관도 국정농단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서 보안을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으로 근무했던만큼 박 전 대통령 연설문의 사전 유출 과정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장·차관 및 공공기관장 인사를 결정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는 등 인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들은 검찰과 특검 수사를 비껴갔지만 정윤회 문건 사건이 재조사된다면 이들의 권력남용과 국정농단 방조 등이 재조명되고 다시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